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그런 순간이 있다.
방금 까지 내가 하던 일인데도 갑자기 낯설어져서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고,
머릿속에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아무것도 집중되지 않고
당장 살아가야 하는 오늘이 낯설고 내일이 두렵고 모든 것이 다 싫어지고 의미를 잃게 되는 순간.
그냥 이불속에 돌돌 감겨서 티슈 한 통을 다 뽑아 쓰도록 눈물만 쏟아내고 싶은 그런 순간.
이렇게 힘들게 버텨낸 오늘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마냥 괴로운 그런 순간이.
하지만 그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결국 내일은 온다.
그 내일을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