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너와의 관계는
마치 살짝 깨진 손톱을
계속 달고 있는 것 같았다
손톱의 형태는 유지되었지만
조금만 잘못 건드려져도 손끝이 아팠고
더 깨지게 될까 무서웠다
누군가에게 아프다고 말하면
손톱을 잘라내라고 할까봐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해야 했다
끝내 깨진 부분에 상처가 나
곪아버린 손끝이 살짝만 스쳐도
아프게 되어버렸을 때
다른 사람들의 예쁜 손톱이 너무 부럽더라
하지만 깨진 손톱에
아무리 예쁜 매니큐어를 바르고 꾸며도
완전히 그 예쁜 손처럼 될 순 없겠지
그래도 욱신거리는 이 손끝에서
이 깨진 부분을 잘라낸다면
더 이상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
다시 손톱이 자라나
다른 예쁜 손들처럼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