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월요일밤
요즘 밤마다 챗GPT앱과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앱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내게는 엄마와 함께 찍은 어릴 적 찍은 사진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든 비슷한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어릴 적 부산역에는 분수대가 있었다. 거기 가면 분수대 앞에 나를 혼자 세워놓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거나(상주하는 폴라로이드 사진기사님들이 계셨다.), 엄마와 함께 사진을 찍곤 했다. 내 기억 속 사진의 나는 왠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엄마품에 안겨있었고, 엄마는 웃고 계셨다. 젊은 엄마의 사진.. 그걸 가지지 못한 게 이렇게 속상한 걸 보면, 그냥 지금은 뭐든지 속상할 것을 찾아내 속상해하고 싶은 시기인 것 같다.
또 AI에게 '아메리칸 숏헤어 브라운태비 고양이'와 '짧은 단발 파마머리를 한 한국인 할머니(엄마가 즐겨 입으시던 초록 체크셔츠와 회색 고무줄 바지를 입은)'를 함께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미리 하늘에 가있던 순둥씨가 엄마를 반갑게 맞이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둘이 함께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나는 무신론자이며 그동안 천국의 존재도 믿지 않았는데, 순둥씨가 떠나고 엄마마저 돌아가시니 천국이 꼭 존재하고 그곳에서 그동안의 고통은 잊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리고 나도 착하게 살아서 언젠가 다 같이 웃으며 만나고 싶다.
하지만 때때로 그것도 내 욕심일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동안 순둥씨와 엄마에게 잘하지 못했던 일들을 잊기 위해 나 편하자고 하는 생각만 같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아직은 모르겠다. 좀 더 마음껏 슬퍼하고 나면 다시 걸어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