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99% 의 잉여인간이 되지 않기 위하여.
나는 퇴근길에 종종 유튜브를 틀어놓고 들으면서 이동하는데 주제는 경제, 자기계발, 부업(사업) 등 돈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던 중 아주 감명깊은 동영상을 찾았고 집에 와서 나머지 내용을 아내와 함께 공유하였다. 주식, 저서로 유명한 '시골의사 박경철' 선생님께서 언젠가 한 강연이며 주제는 명확했다.
'W 를 찾아라'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자기를 사랑해라.
때는 연자의 과거로 돌아가 언젠가 한 강연장에서 'WWW' 가 세상을 정복할 것이며 이 안에 은행도 있고, 백화점도 있고 모든게 다 있을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내용을 들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강연장의 대부분 사람들이 연자를 (여기서부터 'W' 라 칭한다) 미치광이 취급을 하였으나 같이 참여한 백수 친구가 이야기에 매료되어 홀린듯 사업을 시작하였고 대박을 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덧붙여 제러미 리프킨의 저서에 내용을 인용한다. 인간의 0.1% 만이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0.9% 가 이것에 공감하여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뤄냈고, 나머지 99% 는 잉여인간이라는. 박경철은 여기에서 99% 잉여인간이 되지 않기 위하여 부단히 독서를 하였고 주변을 탐구하여 W (0.1%) 를 찾았고 W 에 탑승하고자 하여 고민한 끝에 선택한 수단이 주식이고 (0.9%), 그것이 핸드폰의 시대를 열게된 90년대 말의 통신회사(SKT) 였으며 무려 250배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이후에도 W 를 찾으려고 애를 쓰지만 보이지 않아 불안하다며.. 강연 내용은 대략 이러하니 관심이 있으면 유튜브에 검색하여 한번 들어보길 권한다.
나는 지금까지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 학창시절에 공부에 두각을 보여 의과대학에 진학하였고 별 무리없이 졸업을 하여 인기가 많은 과에 들어와 전공의 생활을 마쳐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99% 의 잉여인간, 유기물에 불과하다는 것이 강연을 들은 후 든 생각이였다. 그리고 더욱 소름이 끼치는 것은 나의 사고는 점점 굳어져 가 예전에 털끝만큼 남아있던 창의성은 진작 사라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며, 전공에 대한 지식과 술기가 늘어날 수록 전공 이외의 것 - 세상이 돌아가는 것, 신기술, W - 에 대한 사고가 상당히 경직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대로 있고싶지 않다. W를 찾아내거나, W가 되어 초월적인 차이를 만들어 내고 싶다. 아니다. 이렇게는 너무 거창하고, 적어도 W 를 보았음에도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며 (혹은 조롱하며)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99% 의 유기물만은 되고싶지가 않다. 그래서 몇가지를 시도해보고자 한다.
1. 잡지를 구독한다. Nature 지라던지, 과학이나 시사, 경제에 관한 것. 적어도 의학이 아닌 다른 분야. 중요한 점은 인터넷 랭킹 뉴스처럼 내가 관심가는 주제만 클릭해서 보는 것이 아닌 포괄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매체.
2. 글을 쓴다. 글을 쓰며 사고를 정리하고, 내가 받아들인 지식들을 통합하는 '통섭'을 연습한다.
3. 같은 맥락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적을 수 있게 다이어리를 구입한다.
4. 예술에 관심을 가진다. 단순히 경제 자기계발이 아닌 인문학, 문학 등의 분야에 독서를 시도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시간이 난다면 유튜브에서 해당 강연을 보면 좋겠다.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필자는 듣는 내내 소름이 끼쳤다. 위기감도 느꼈다. (그리고 박경철 선생님께서 참 말씀을 재밌게 잘하신다고 생각했다).
2020년대의 W 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