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언젠가 오고, 나는 준비된 사람이고 싶었다

불안을 이겨내는 성실함, 아몬드 혁명가에게서 배운 것

by 비채맘


한때는 새벽이 무서웠다.


아무도 없는 시간,

고요하지만 마음은 잠들지 못한 채 덜컥거리던 그 새벽.


불면증과 손끝의 한포진이 겹치던 시기.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었던 그 시간들을 나는 조용히 견뎌야 했다.


퇴직 전, 갱년기와 업무 스트레스는 나를 조금씩 무너뜨렸다.
잠들지 못한 밤들이 길어질수록

내가 나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느낌은 커졌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제는 나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퇴직을 결심했다.


그 후로 시간이 나에게 조금씩 말을 걸어왔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어디에도 끌려가지 않는 여유.
그 안에서 나는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다.


불면증은 사라졌고,
한포진도 이젠 옅어졌다.
마음이 편해지니 몸도 따라오더라.
나는 그 사실이 놀라웠고, 또 감사했다.


그런 나에게 ‘백억짜리 아침식사’ 시리즈는 큰 울림이었다.
그중에서도 윤문현 대표의 이야기는
내 지난날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28살,
아버지의 갑작스런 병환과 함께
100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된 젊은 대표.


그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회사를 물려받았고
불안과 무기력 속에서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가 택한 방법은 철저한 ‘루틴’이었다.
밤 10시 취침, 새벽 4시 40분 기상, 운동, 규칙적인 식사.


단순한 반복 같지만
그건 그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붙잡은 방식이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퇴직 후, 단단한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었으니까.


조금 늦게 일어나고, 천천히 걷고, 시간을 두고 식사하는 삶.
그 평범한 흐름이 내 마음을 다시 일으켜세워주고 있었다.


윤 대표는 말한다.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루틴을 만들었어요.”

그 문장이 가슴 깊이 박혔다.


불안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킬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잦아든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는 지금도 대출 없이 회사를 운영한다.
빚이 얼마나 무서운 감정의 늪이 되는지 경험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점이 참 인상 깊었다.


퇴직 후 나도
‘빚지지 않는 삶’을 원칙처럼 세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빚 없이, 욕심 없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쓰고 사는 삶.


그 안에 진짜 자유가 있다는 걸
나도 조금은 알 것 같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그가 처음부터 지금의 사업을 좋아한 게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억지로 시작했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잘하게 되었고, 그래서 결국 좋아지게 되었다는 그의 말.


그건 어쩌면
지금의 내 상황과도 닮아 있었다.


지금 내가 도전하고 있는 일들도
아직은 낯설고 어설프지만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 것이 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믿고 싶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노력하고 있는데 정체되는 건 실패가 아닙니다.”

이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나도 지금은 조금 느린 걸음이지만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단짠 아몬드는
그저 맛있는 간식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불안과 고통, 책임과 성실함,
그리고 하루하루를 버텨낸 고요한 인내가 담겨 있었다.

그렇기에 더 값지고, 더 아름다웠다.


퇴직 후의 내 삶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내가 견뎌온 시간을 안다.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나를
하루하루 다정하게 안아주고 싶다.


윤문현 대표의 이야기는
결국 ‘나를 다잡는 법’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다짐의 힘이
얼마나 큰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여정이었다.


오늘도 나는 나만의 속도로 걸어간다.
천천히, 하지만 멈추지 않고.
언젠가 준비된 운이 내게도 오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다정하게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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