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강을 건너가는 자

잃어버린 꿈을 다시 품고 걷다

by 비채맘


퇴직이 가까워질 무렵,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직장에 있을 땐 '승진'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고, 그걸 향해 무던히도 달려왔죠.
근데 퇴직 이후의 삶은 그 목표조차 사라진 듯 흐릿했어요.
계단이 끝나고 나니, 그저 발을 떼는 방향조차 잃은 기분이 들었달까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최진석 교수님의 영상을 통해 마음이 한 번 크게 흔들렸어요.

교수님은 망설임 없이 '야망'이라는 단어를 꺼내셨는데,
그 단어가 이상하게 제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잠들어 있던 무언가를 콕 찔러 깨우는 것 같았죠.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 나도 다시 꿈꿔도 되는 거였어."
아니,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정말 꿈이 필요한 시간 아닐까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조용히 제 삶에 작은 목표들을 다시 세워보기로 했어요.


제일 먼저 한 건 몸을 돌보는 일이었어요.
아침 산책을 하며 공기를 마시고,

가벼운 운동을 하고,

정성 들여 음식을 차려 먹으면서
조금씩 예전의 활력과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어요.

신기하죠. 몸이 움직이니 마음도 덩달아 움직이는 걸요.


그다음은 마음을 돌보는 일이었어요.

명상도 해보고, 오랫동안 읽지 않았던 책을 다시 꺼내고, 철학 강의도 듣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조금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지만,
살면서 내 마음을 이렇게 진지하게 들여다본 적이 있었나 싶더라고요.
그 과정이 꽤 묵직하면서도 따뜻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은 조금씩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1인 지식 창업자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시작을 해보려 해요.


조금은 떨리지만, 이 설렘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무엇보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든 건
교수님의 말처럼 저 스스로에게 다시 이렇게 말하게 된 거였어요.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나는 건너가는 사람이야."


예전엔 야망이라는 단어가 너무 거창하게만 느껴졌는데,
지금은 아주 작은 일상을 향한 바람도 그 자체로 야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고, 오늘보단 더 나다운 내일을 살고 싶은 마음,
그걸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금 이 시간이 참 고맙고 소중해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기대되는 지금.
이 길 끝에 뭐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한 걸음씩 천천히 건너가 볼게요.


어느 봄날 강가처럼, 잔잔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