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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ssian Aug 16. 2015

특별편ⅱ : 시베리안 허스키, 그리고 알래스칸 말라뮤트


 제노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면 가장 많이 듣는  '늑대'라는 표현이다. 그리고 두 번째가 시베리안 허스키라는 견종을 알아보시는 분   '허스키'이고, 세 번째가 바로 '말라뮤트'이다. 이제껏 수많은 분들이 시베리안 허스키와 알래스칸 말라뮤트가 어떻게 다른지, 구분할 방법이 있는지, 똑같이 생긴 녀석들이 아닌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시베리안 허스키와 함께 생활하고 전문 서적을 탐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두 견종의 차이점을 알게 되었지만, 돌이켜 보니 제노를 데려오기 전에는 나 역시 허스키와 말라뮤트 구분하지 못했다는 자각이 들었다. '추운 지방에서 썰매를 끄는 덩치가 크고 털이 북실북실한 늑대 외모의 개'와 같은 정의로 시베리안 허스키, 알래스칸 말라뮤트, 사모예드 등의 북방 견종을 묶어 생각하는  다. 문제는 일견 친척처럼 보이는 이 두 털북숭이가 사실은 서로 완전히 다른 역사와 체형, 성질을 가진 견종이라는 점이다.


 가 SNS에 시베리안 허스키라고 올라온 사진을 보면 영락없는 말라뮤트인 경 종종 있다. 물론 허스키와 말라뮤트의 교배종인 경 각각의 특색을 절묘하게 섞어 닮는 바람에 해외에서도    허스키인가, 말라뮤트인가 논쟁에 휩쓸리는 경 있다. 이번 글에서는 그와 같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미국 애견가 클럽(AKC)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알래스칸 말라뮤트(Alaskan Malamute), 시베리안 허스키(Siberian Husky) 견종 기준에  부합하는 녀석들을 골라 소개할 것임을 미리 주지다. (실제로 인터넷이나 정보화가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는 말라뮤트를 데려와 허스키라고 속여 팔거나 그 반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 나는 시대에도 두 견종을 구분하지 못하고  반려견의 견종을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있을 정도니, 예전에는 도대체 얼마나 이 둘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 ?)



 시베리안 허스키, 그리고 알래스칸 말라뮤트는 과연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까? 일단 사진을 보자.


시베리안 허스키 Ava(암)와 알래스칸 말라뮤트 Rykel(수)

  좌측이 시베리안 허스키, 우측이 알래스칸 말라뮤트이다. 어째 비슷해 보이기는 하는데, 분명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기준이 과연 무엇일까? 크기? 무게? 털? 귀? 자세? 여러분이 예상하는 것보다 차이점은 매우 뚜렷하고, 그 종류도 많다. 지금부터 이 북실이들이 어떻게 다른지,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자.



차이점 1 : 체급


 허스키와 말라뮤트의 가장 큰 차이는   다. 털이 많고   비슷해 보일 뿐, 일단 체급 분류 자체가 다른 견종이다. 시베리안 허스키 성 경우 암컷은 평균적으로 18~23kg, 수컷은 21~27kg으로 복서 체급으로 치자면 미들급, 즉 중형견에 속한다. 반면 알래스칸 말라뮤트의 평균 중량은 암컷 32~38kg, 수컷 36~45kg까지 나가며, 실제 사역견으로 종사하는 녀석들의 경우 최대 60kg까지 나가는 경우도 있다. 헤비급 혹은 무제한급에 가까운 견종인 셈이다. 성견 허스키와 성견 말라뮤트의 덩치 차이는 동시에 두고 비교하면 현격하지만 두 견종이 함께 거니는 장면을 목격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보통 '덩치가 컸다', '털이 많았다' 정도로 기억되곤 하는 것이다.



차이점 2 : 모질


 많은 분들이 의외로  느낄 법한 차이가 바로 두 견종의 모질 차이다. 시베리안 허스키는 빽빽한 내측모와 눈이 엉겨 붙는 것을 방지하기    외측모의 이중모 구조로 되어 있어 당연스레 장모종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다. 허나 시베리안 허스키 엄밀히 말해 '단모종'으로 분류된다.  제노도 만 들여다보면 빽빽한 내측모 위로 드문드문 솟은 외측모를 제외하고는 긴 털이 거의 없다.


자견 시절의 말라뮤트(좌) / 자견 시절의 허스키 제노(우) - 체급 차이가 여실하게 드러난다

 반면 알래스칸 말라뮤트는 엄연한 '장모종'으로 분류된다. 쉽게 말해 사자의 갈기처럼 얼굴 주변으로 털이 뻗쳐 있는 경우는 말라뮤트일 가능성이 높으며, 얼굴 주변으로 털이 뻗지 않고 얼굴 곡선에 맞추어 짧게 면도한 것 같은 얼굴일 경우엔 허스키일 가능성이 높다.


1차 털갈이까지 마친 제노 - 털이 빽빽할 뿐, 막상 '긴 털'은 찾아보기 힘들다


차이점 3 : 눈


 시베리안 허스키의 눈 색깔은 최대 8가지로 다양하게 분류하지만 대표적으로 하늘색과 갈색을 꼽는다. 반면 알래스칸 말라뮤트의 눈 색깔은 오로지 ,  갈색(amber-brown) 뿐이 따라서 푸른 눈의 순종 말라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릴 적 제노의 짙푸른 눈 -> 요즘의 하늘색 눈 / 말라뮤트 형제의 갈색 눈


차이점 4 : 얼굴 무늬


 일반적으로 시베리안 허스키는 미간과 눈 위쪽의 문양이 불꽃 모양(서양에서는 삼지창 모양이라고 표현하기도 ) 혹은 원형 문양 데 반해 알래스칸 말라뮤트는 좌우 각 눈 위쪽으로  반점이 하나씩 위치한 문양을 가진 경우가 많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론이고 개체적인 특성에 따라 천차만별의 문양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순종일 경우 열 중 여덟아홉은 유사한 패턴을 가지므로 이와 같은 특성을 숙지해 두면 보다 쉽게 허스키와 말라뮤트를 구분할 수 있다.


하나같이 양 눈 위에 흰 반점을 가진 말라뮤트 형제들


이마의 불꽃(삼지창) 문양을 지닌 허스키 삼남매


차이점 5 : 꼬리


 알고 보면 가장 크게  띄는 차이점 중 하나가 바로 꼬리이다. 알래스칸 말라뮤트는 보통 꼬리가 등 쪽으로 둥글게 말려 있지만 시베리안 허스키의 경우 어느 정도 위쪽으로 꼬리를 말아 올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등에 닿을 정도로는 꼬리가 동그랗게 말리지 않는다. 평소 걸어 다니는 모습에서 꼬리가 등 쪽으로 완전히 원을 그리며 말려 올라가 있다면 허스키보다는 말라뮤트일 가능성이 높다.


제노의 꼬리는 이 정도 올라가는 것이 한계이며, 말라뮤트처럼 꼬리 끝이 등에 닿을 정도로 말리지 않는다





 알래스칸 말라뮤트와 시베리안 허스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에이트 빌로우'다. 총 여덟 마리의 개가 출연하는데, 그중 여섯 마리가 순종 시베리안 허스키, 그리고 두 마리가 순종 알래스칸 말라뮤트다. 영화를 보면 말라뮤트의 덩치와 와일드한 외모에 놀라고 시베리안 허스키의 알찬 당돌함에    놀라게  .

영화 에이트 빌로우의 한 장면. 가장 뒤쪽 열의 덩치 큰 두 마리가 알래스칸 말라뮤트다.

 두 견종 모두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사람과 함께한 역사가 깊은 녀석들이다. 말라뮤트는 '파워', '와일드함', '듬직함' 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면 허스키는 '알참', '지구력', '깔끔함' 등의 어휘가 어울리는 듯하다.


 정보 전달과 비교를 위한 글을  보니 다소 딱딱한 문체를 견지  아쉽지만 그래도 이 글을 바탕으로 '알래스칸 말라뮤트와 시베리안 허스키가 이렇게 다른 견종이구나'하는 일말의  얻으셨다 필자로서 더 바랄 것이 없다. 이제껏 각 견종의 특징과 차이를 공부했으니, 마지막으로 아바와 리켈의 사진을 보면서 '아! 이거구나!' 유레카를 외쳐주시면 좋겠다.


어느 쪽이 말라뮤트게?!



※ 본 게시물에 첨부된 말라뮤트와 허스키의 사진들은 각 견주의 동의를 얻어 편집/첨부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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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시베리안 허스키 Ⅸ : '중성' (中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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