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필사 놀이

상황 그릇 by 박라연

by 오소영

[0410] 상황 그릇 by 박라연


내 품이

간장 종지에 불과한데

항아리에 담을 만큼의 축복이 생긴들

무엇으로 빨아들일까

넘치면 허공에라도 담아보자 싶어

종지에 추수한 복을 붓기 시작했다

붓고 또 붓다보니

넘쳐흐르다가

깊고 넓은 가상 육체를 만든 양

이미 노쇠한 그릇인데도

상황에 따라 변하기 시작했다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

져줄 때의 형상이 가장

맛, 좋았다

허공에도

마음을 바쳐 머무르니

뿌리 깊은 그릇이 되어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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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1시 #프로젝트100 #상황그릇 #박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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