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직장인의 말하기 교습소
퇴사학교, 보통 직장인의 말하기 교습소.
내가 요즘 듣고 있는 수업이다.
퇴사학교라니.
나의 의미를 찾는다더니, 역시 퇴사인가.
땡.
#마케팅 에서 #성장문화 로 업을 바꾸는 고민을 하면서,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이 YES 였지만, 물음표로 남아 나를 주저하게 한 것이 있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할 수 있는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말하기는 최대한 마지막으로 밀어두고픈 일들 중 하나였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수반되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하는 수밖에.
그렇게 일 년 간 한 주에 몇 번씩 세션을 진행하다 보니, 사람들 앞에서 떠드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익숙해졌다.
그러나 논리적이고 세련된(?) 말하기는 여전히 내 것이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페북에서 말하기 교습소 광고를 발견했고(대단한 타겟팅이라고 생각함), 개강이 이틀 남은 수업을 바로 등록했다.
발음 발성 호흡. 스킬을 익히기 위해 이 수업을 신청했다. 그러나 스킬에 대한 부분은 수업의 아주 일부였다.
처음에는 그것이 아쉬웠으나 두 번째 수업부터는 이해하기 시작했다. 말하기는 역시 스킬보다는 콘텐츠임을. 중요한 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다.
내가 말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던 것도 내 발음이 좋지 않아서, 말하다 보면 숨이 차서가 아니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별 것 아닌 얘기를 꺼내는 것 같아서,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어서. 대부분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어제 수업의 큰 꼭지 하나는 즉흥스피치 였다.
단어가 주어지면 그 단어가 가진 특징 찾고, 그중 하나를 골라 주제를 만들어 즉흥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실전에 들어가기 전에 다 같이 브레인스토밍을 하며 연습했는데, 어떤 단어를 던졌을 때 주제와 연결하는 이야기들은 수강생 개개인마다 달랐으나 각자의 이야기들의 주제는 어딘가 닿아있었다.
각자 자기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평소에 많이 생각하는 것, 고민하는 것들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스스로의 경험에서 자신의 콘텐츠, 나만의 이야기를 찾다 보면, 말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지는 날이 오겠지.
말하기 연습은 생각 연습이다.
아래는 내가 했던 즉흥스피치.
이걸 하고 나니 어쩐지 나도 에세이를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자만이 하루쯤 스쳐 지나간다.
제시어 : 종이컵
종이컵에 물을 오래 담아두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계시죠?
매우 눅눅해집니다. 그러면 다시는 사용할 수 없게 되죠.
종이컵에 담긴 물이 우리의 감정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슬픈 일이 있을 때 혹은 화나는 일이 있을 때, 그 감정들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보면
어느새 나는 지쳐버리고, 더 이상 그 감정들을 소화할 수 없는 사람이 될지도 모릅니다.
슬프거나 화나는 일이 있을 때,
그것을 담아두지 않고 비워내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눅눅한 종이컵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 퇴사학교에는 퇴사 이후의 준비를 위한 수업이 많지만,
지금 더 나은 회사 생활을 원하는 일잘직장인을 위한 수업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