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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영 Jan 28. 2020

미래의 오책방

2020년의 시작은 '미래의 책방 주인 스터디'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딱딱한 표지의 동화책들을 반복해서 읽었던 것이 먼저 생각납니다. 그때부터 이야기를 좋아했고, 이는 전공과 첫 직장 선택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꽤 오래전에 썼던 입사지원서의 자기소개에 있는 문장이다. 출판사에 넣었던 지원서의 소개에는 저 동화책 전집으로 집을 만들어 소꿉놀이를 했었던 에피소드도 적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이야기를 입사지원서에 뭣하러 썼나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나에게는 잊지 못할 어린 시절의 기억 중 하나이다.  


 십 대 후반에서 대학생 때까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동네 도서대여점 아르바이트였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소설, 만화, 잡지 등을 빌려주던 도서대여점이 있었는데 방학 동안 그 공간에서 책도 읽고 용돈도 벌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자리는 쉽게 나는 것이 아니었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채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책을 구경하고 골라서 사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물론 읽는 책이 사는 책 보다 훨씬 적기에) 생각날 때 책장에 쌓인 책 중 한 권을 집어 들어 읽는 것도 즐기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이가 되고서는 북카페를 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책이 가득한 거실, 혹은 서재에 대항 로망도 있다.  언젠가 진짜 내 집을 갖게 되면 벽면 가득 나무 책장에 내가 가진 책들을 사서들이 하듯 정리해 두고, 가끔은 마음 맞는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그런 로망.


 이러다 보니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언젠가는 되어야 한다는 자영업자 사장님의 길에 들어설 때가 오면 내가 할 일은 책방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이 연결되었다. 나무 책장 가득히 꽂힌 책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공간, 그리고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는 동네 커뮤니티. 책은 예전만큼 팔리지 않고 서점도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그 속에서 색깔 있는 동네서점들은 조금씩 더 생겨나고 있다니 다행이지 뭔가.

 물론 지금 당장 잘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두고 책방을 열겠다거나, 책방을 오픈할 준비를 시작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미 가속도가 붙은 세월의 속도로 봤을 때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일 것이고, 조금씩 필요한 정보를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년 전에는 (지금은 없어진) 북바이북 판교에서 땡스북스 이기섭 대표님을 초대했던 특강에 다녀왔고, 올해를 시작하면서는 서점 리스본의 정서점님과 함께 하는 '미래의 책방 주인 스터디'에 참여했다.

2020/1/13&20 준비해주신 티처럼 따뜻했던 미래의 책방 주인 스터디 @서점 리스본

 자세한 내용은 그분들의 콘텐츠라 남길 수 없지만, 내가 이해한 두 분이 생각하는 동네서점의 핵심은 각각 브랜드와 콘텐츠였다. '미래의 책방 주인 스터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second life를 위해서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first life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는데, 두 분이 이야기하는 핵심도 같은 맥락에서 두 분의 이력과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미래의 오책방이 되었을 때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은 놓지 않으면서, 일단은 현재를 잘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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