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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영 May 03. 2020

빈 의자 by 황경신

[200503] 빈 의자 by 황경신


나는 여태 이렇게 비어있고

너는 여태 그렇게 비어있어

그러한 대수롭지 않은 운명으로 만나

대단치 않은 것처럼 곁을 훔치다가

 

모든 것이 채워지는 인생은 시시하다고 중얼거리며

밀쳐내는 이유를 만들기도 하다가

붙잡을 것 없는 텅 빈 밤이면

너의 텅 빈 마음을 파고드는 꿈을 꾸기도 하다가

 

아직 이렇게 비어있고 나는

아직 그렇게 비어있는 너 때문인지도 모르니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한다

조금 더 비워두기로한다


#1일1시 #시필사 #프로젝트100 #빈의자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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