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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영 Apr 08. 2023

4월 8일, 평화롭고 고요한 하루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 에크하르트 톨레

 4월 8일, 찬 바람이 부는 푸르른 날, 아침부터 집을 나섰다. 서울 가는 지하철에서 아침에 놓친 희소코치님의 <아티스트웨이> 보이스콜을 들었다. 친정집 근처 마이 페이보릿, 프릳츠에 들러 빵만 포장하려다 커피도 한 잔 샀다. 마을버스 대신 걷기를 택하고 거즌 25년 동안 익숙한 동네길을 구경했다. 집 앞 나무에도 푸른 잎이 자라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공사 중임에도 1층이 아닌 현관 앞까지 물건을 올려놔주신 쓱배송 기사님에게 마음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빨래를 정리하고 화분에 물을 주고 이것저것 챙겨 병원으로 가는 길, 택시 창문을 내리고 여유를 느꼈다. 갑자기 고모들이 면회 오신다 하여 아빠 면회는 하지 못하고 엄마만 만나 챙겨 온 것들을 전하고 새로 옮긴 호스피스는 어떤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다른 건 옮기기 전이 넓고 쾌적하고 이미 익숙해져서 편한데, 여기엔 옥상정원이 있어 그게 마음에 들었다. 잠시 옥상정원에 머물렀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대략 6시간의 여정동안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 나를 자주 발견했다. 


 지난 일요일 저녁, CPC12기 동기님들과의 스터디. 그날은 액터정 코치님의 NLP 코칭 나눔 시간이었다. NLP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언젠가부터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었는데 '바쁘다'에 '마음을 잃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코치님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나 또한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는 말을 몇 년째 계속해오고 있던 터라 더 마음에 와닿았다.

 그렇게 스터디를 마치고 나니 그제야 이번 주 할 일을 다 마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분주한 한 주였고, 다가오는 한 주도 만만치 않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일찍 자야겠다는 다짐은 온데간데없이 무엇을 해야 할 텐데 뭘 해야 할지 몰라하다가 책장으로 가서 책을 한 권 꺼내 들었다. 그 땐 그런 내가 조금은 안쓰러웠는데, 필요한 일이었던 듯.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지난달 Co-Active Process 과정을 리딩해주신 코치님께서 추천해 주신 책이었다. 큰 임팩트가 있었던 Process 과정이었기에 끝나면서부터 다음 단계 오기 전까지 읽어야지 생각했던 책. 마지막 단계를 4개월 뒤인 다음 기수로 미루기로 거의 마음을 먹었기에 이 책이라도 읽어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 책으로 손이 갔나 보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3장까지 읽어냈다. 하루 일정을 마친 밤에 책을 읽고, 출근길에 희소코치님의 지난 유튜브 영상으로 다시 곱씹기를 일주일.


존재의 기쁨과 흔들리지 않는 평화(p.26)
무심의 틈새를 경험할 때, 당신은 내면의 고요와 평화를 느끼게 됩니다.(p.38)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대해서는 언제나 대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만들어낸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도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p.72)
삶의 비밀은 '죽기 전에 죽는' 것입니다. 그래서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p.76)
'영원한 현재' 야말로 우리의 전체 삶이 펼쳐지는 무대이며, 언제나 우리와 함께 남아 있습니다. 삶은 '지금'입니다. '지금'이 아닌 삶이라는 건 결코 존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결코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p.80)
당신은 항상 지금 있는 곳이 아닌 다른 어딘가로 가려고 하지 않습니까? 당신이 하는 일의 대부분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순단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 항상 무언가가 되려 하고, 무언가를 성취하려 하고,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 더 많은 것들을 얻으면 좀더 만족스럽고 행복해질 수 있다거나, 심리적으로 완전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지는 않습니까? (p.93-94)
'지금'에서 이탈해 쫓기듯이 사는 것을 멈추면,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 존재의 기쁨이 흘러들 것입니다. 주의력을 '지금'에 집중하는 순간, 당신은 고요함과 평화를 느끼게 됩니다.(p.106)
당신은 지금 완전하고 온전합니다. (p.107)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있는가?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가?


누구에게나 '지금 여기, 온전한 나로서 함께 하는 정원'과 같은 코치이고 싶은 나에게, 내가 지금 여기에 있지 않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모습은 멀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오늘은, 이런 모습이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게 아닐까 싶은 하루였다. 이렇게 4월 8일을 기록한다.


+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다음 날, 월요일 출근길 박노해 작가님의 인스타에 아래 문장이 올라왔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내 마음이니
마음만은 잃지 마라

- 박노해의 걷는 독서
박노해의 걷는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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