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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타조 Nov 13. 2020

단풍, 낙엽, 만추 그리고 중년

감정 들여다 보기

밤이 되면 된서리에 얼어붙고

낮이 되면 햇살에 녹아들고

이러다 저러다

이 모양이 되버렸구나


한때는 나도,

이른 봄엔 연두깔로 보들보들 기운찼고

한 여름에 광록으로 푸르게 윤이 났었다

못 믿겠지만 내게도 

그럴때가 있었단다.


가혹한 시간은 흐르고 흘러

녹음의 청춘을 노랑 빨강으로 쭈글어뜨리고

한때의 찬란함까지 몸 밖으로 떨궈낸다


~

눈치없는 이내 인간들은

이런 아픔을 좋아라 한다                                              




출근길 아파트 단지 나무들의 단풍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무들은 계절의 변화에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제 살을 깎는 고통을 느끼는 중인데도,

인간은 노랑, 빨강의 빛깔을 두고 이뻐라하고 사진도 찍고 있는것은 아닌지.

나무들의 입장에서는 얄밉기 그지 없겠다 싶다.

이렇게 가혹한 종족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런지...


만추에 다다른 시점에

출근하는 중년의 남자는 세월을 한탄하며

쓸데없고 엉뚱한 감정 이입을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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