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위하는 마음

by 박수민

두 번째 이야기 [2024. 3. 8. 금]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어린 꼬마 숙녀와 엄마가 손에 팝콘 봉지를 들고 탔다. 빈자리에 나란히 앉더니 앉자마자 아이는 손에 들린 팝콘을 먹고 싶어 했다. 엄마는 주위 눈치를 살피더니 “만약 다른 사람이 쳐다보면 그땐 그만 먹는 거야”라며 주의를 주곤 팝콘 봉지를 열어 주었다. 고소한 내음이 사방에 팡팡 터진다.


반대편 의자에 앉아 꼬마가 탈 때부터 보던 아저씨 한 분이 계셨다.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으시더니 사탕을 꼬마에게 건넨다. 꼬마는 팝콘을 손에 꼭 쥐고서 아저씨께 손을 내민다. 팝콘을 입에 가득 머금은 채로 감사하다며 고개를 꾸벅 숙이는 걸로 인사를 전한다. 사탕을 움켜 쥔 조그마한 손이 귀엽다.


나는 왜 아저씨가 손수건으로 손을 닦는지 궁금했는데, 꼬마에게 사탕을 주려고 했나 보다.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은 그런 마음일까. 그러거나 말거나 꼬마는 다리를 까딱거리며 팝콘을 입에 넣기 바쁘다. 혼자 먹기엔 많은 양의 팝콘이었는데, 얼마 지났을까 아저씨가 다시 손을 닦더니 꼬마에게 손을 펼쳐 보인다. 나눠달라는 신호. 꼬마는 팝콘을 한 번 바라보고 아저씨를 또 한번 보더니 슬그머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 모습을 본 엄마는 아저씨에게 나눠줄 것을 권하지만, 꼬마는 팝콘을 꼭 움켜쥔 채로 나눠줄 마음이 없다. 아저씨도 호탕하게 웃으며 자리로 돌아가신다. 누군가에 나눠주기에는 팝콘이 너무너무 맛있나 보다.


아이에게 손을 내밀 때마다 손을 닦는 아저씨를 보며 어쩐지 눈물이 났다. 껍질을 벗겨서 먹을 텐데 더 좋게 주고픈 아저씨 마음이 느껴졌다. 우리 아빠도 길 가는 꼬마를 보면 사탕을 하나 나눠주고 싶은 마음일까. 꼬마를 보며 웃던 아저씨 얼굴 위로 아빠의 얼굴이 겹쳐져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부모님과 비슷한 연세의 어른을 보면 괜히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정작 엄마아빠한테는 잘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부모님께 안부 전화 한 통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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