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이야기 [2024. 3. 18. 월]
당신의 마음을 건네받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주신다고 기별을 받은 게 벌써 2주 전. 도착하지 않는 편지를 보며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연휴도 끼어있던 터라 ‘오늘은 오겠지, 내일은 올 거야’라고 기다리던 것이 벌써 일주일을 지나 이주일이 넘어가 버렸습니다. 고민 끝에 아직 편지가 도착하지 않았노라 당신께 연락했고 아무래도 편지가 분실된 것 같다며 “기꺼이 다시 보내주겠다” 했죠.
의무도 아닌 것을 기꺼운 마음으로 보내준다니 나는 고마울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면서도 그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었죠. 그저 고맙고 미안하다 했더니 이번엔 하트를 한 움큼이나 쥐어주네요. 당신이라는 사람은 어쩜 이렇게 사랑이 그득한지 얼굴을 스치던 차가운 꽃샘추위도 따스한 봄바람처럼 느껴지지 뭐예요. 그만큼 당신의 메시지가 좋았다고요.
이렇게 정이 깊은데 우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죠. 나는 당신의 얼굴을, 당신은 내 얼굴을 모릅니다. 서로 어디에 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글을 쓰는지는 알지만 그 외 모르는 게 한가득이죠. 맞아요. 우린 글로 만난 사이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벌써 석 달째 만나고 있지요. 당신은 월요일이면 다정한 인사와 함께 이번 주 글감을 전달합니다. 그럼 나와 또 다른 글 동무는 목요일까지 카페에 글을 올리죠. 함께 읽고 피드백도 해주며 우린 그렇게 한 뼘씩 자라고 있습니다.
평소에 쓰지 않을 주제라도 써볼 용기가 생겨요. 너무나 솔직해서 다른 곳에 올리지 못할 글도 함께 공유하며 마음을 나눕니다. 한 번도 보지 않고서 가장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 보일 수 있다는 게 아직 신기하고 새롭습니다. 나의 이런 마음을 비웃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에 더 솔직해질 수 있답니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당신의 따스한 격려 덕분이겠죠. 당신에게서 늘 따스한 응원을 받습니다. 편지 속에 가득 담긴 따스한 마음도 마음에 잘 품어두고 언젠가 쓸쓸한 날 꺼내어 보겠습니다. 당신,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