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번째 이야기 [2024. 4. 8. 월]
잔잔한 노래를 좋아한다. 기분이 좋은 날에는 빠른 노래를 듣기도 하지만 대부분 말하듯이 부르는 노래를 듣는다. 요즘처럼 춘곤증이 몰려오는 계절에는 말하듯이 부르는 노래를 자장가 삼아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 한번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면 듣고 또 듣는다. 노래 한 곡만 반복해서 듣기도 하고, 한 가수의 노래를 줄지어 틀어놓기도 한다. 아이돌도 좋아해서 철 지난 유행가라도 반복해서 듣기도 한다.
나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우선 가사가 좋아야 한다. 가사를 듣고, 멜로디를 듣고 후렴구만 귀 기울여 듣기도 하고 좋아하는 부분은 반복해서 듣기도 한다. 나와 취향이 맞는 사람을 보면 반갑기도 하고, ‘혼자서만 알고 싶었는데’ 하는 샐쭉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역시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우선이다. 어느 글에서 가수 최유리 님의 <숲>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요즘 인기가 많은지 아니면 내가 몰랐던 건지 모르겠지만 최유리 님의 다른 노래도 좋다면 꼭 들어보라고 추천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 나 혼자서만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팬층이 확고한 가수였나 보다.
그래서 그런 건 아니지만 최근에는 다른 가수의 노래를 듣는다. 혼자 들으며 가사가 좋네, 멜로디가 좋네 하며 듣는다. 혼자만 아는 기쁨, 이건 몰래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기분이 든다.
우울할 때마다 찾아 듣는 노래도 있다. 그럴 때 내 기분보다 더 슬프고 처량한 노래를 듣는데, 너무 밝은 노래를 들으면 어쩐지 나만 슬픈 것 같아 외로움마저 든다. 그래서 슬플 때는 슬픈 노래를 찾아 듣는다. 기쁜 날에는 어떤 노래를 기분 좋게 듣는다.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달래주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 언제든 내 귓가에 찾아와 달콤하거나 다정하거나 때로는 나 대신 울어도 주는 다정한 나의 노래들. 많은 가수를 알지 못하지만 몇몇 가수만 알아도 그들의 노래를 지겨운 줄도 모르고 듣고 또 듣는다. 가만히 그들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평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