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번째 이야기 [2024. 4. 9. 화]
어젯밤부터 친구와 나는 나이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친구의 아는 분이 나이 차가 꽤 많이 나는 사람과 결혼한다고. 다섯 살만 많아도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 이상 차이가 나면 세대차이가 느껴지지 않을까. 나도 연상과 살고 있지만, 두 살 차이와 다섯 살 차이는 다르다. 엄마아빠는 나이 차는 다섯 살이다. 어릴 때 엄마는 항상 아빠에게 존댓말을 썼다. 다섯 살 많은 신랑을 존중하는 뜻이겠지. 신랑보다 두 살 어리지만, 우리는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쓴다.
그런데 열 살 정도 차이 나면 어떨까. 연하를 만나니 그저 설렐까. 연하 남편을 둔 사람을 보면 대부분 자기 관리에 열을 올린다. 충분히 예쁜 얼굴에 주름이 미워 보인다며 리프팅에 신경 쓰고, 나잇살을 없애려 노력한다. 물론 모든 연상연하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아주 어린 연하를 만나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웃을 때 생기는 주름을 미워했을지 모른다. 살짝 오동통한 몸도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마른 몸을 유지했을지도. 마름 몸을 동경하는 나는 누가 제발 식욕을 거둬가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이건 나이와 상관없다.
나이가 어린 친구와 이야기할 일이 없는데, 연하의 남편은 어쩐지 애교가 아주 많을 것 같다. 연하를 만나보지 않은 나로서는 미디어에 보이는 연하남이 기준의 전부다. 연하남과 만나는 여성은 능력 있다고 하는데, 나이 차가 많이 나면 얼마나 능력이 있는 걸까. 남녀의 정신연령을 고려하면 남자가 연상인 게 이상적인 게 아닐까. 나처럼 정신연령이 높지 않은 여자도 있으니 이 역시 사람마다 다르겠지.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지만, 연하남과 만나는 그분의 새로운 삶이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