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고된 한 주를 보냈다.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야지 했는데, 햇살이 나를 불렀다.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두어 권 빌리고, 그 근처 맛집으로 소문난 곳에 갔다. 식당의 분위기, 인테리어 모두 마음에 들었으나 가장 중요한 음식의 맛이 별로였다. 음식은 예쁘게 담아나와 감탄이 나왔는데, 보이는 것과 달리 맛은 어딘지 모르게 조금씩 부족했다. 어쩐지 맛집치고 사람이 적다 싶었다. 밥을 맛있게 먹은 게 아니라 배만 채운 탓에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 몰려왔다. 식당은 실패했지만, 경치가 좋은 카페에 가면 기분이 좋아질 듯했다.
카페에 도착하니 창가 자리에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집으로 돌아갈까, 온 김에 커피 한 잔 마실까 망설이다 편해 보이는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커피를 주문하러 갔는데도 대기가 있을 정도로 인근 동네 사람들이 다 왔나 싶게 사람이 많았다. 한참만에 커피를 들고 자리로 왔는데, 운 좋게 창가에 자리가 나서 그쪽으로 옮겼다. 자리에 앉아 강의 윤슬을 바라보니 잔잔히 행복이 밀려왔다. 이래서 사람들이 카페에 오는구나 싶었다. 평소 버스를 타고 지나다니던 다리가 저만치에 있고, 아득하게만 보이던 풍경을 정면에서 보고 있자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손으로 허공을 만지면, 360도로 회전하며 강변의 풍경을 휘리릭 보여줄 것만 같았다.
주말 아침 늦잠을 포기하고 얻은 행복감이 꽤 컸다. 시시한 장난에도 웃음이 베실베실 터져 나오고, 달그락거리는 커피 속 얼음도 경쾌하게 들렸다. 사람 많으니까 하면서 발길을 돌려 집으로 갔다면, ‘기껏 나갔더니 식당도 별로고, 카페도 못 갔네’ 했을 텐데 다행이다.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하루치의 행복을 온전히 누린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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