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마을에 살면, 행복할까

by 박수민

매일 버스를 타면 지나는 행복마을. 어느 곳이나 하나쯤은 있을 법한 지명이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행복마을에 살면 정말 행복할까? 그렇다면 나는 행복마을에 살지 않아서 행복하지 않을 걸까. 행복마을을 지나는 길은 출퇴근 길이고, 그 구간을 지나면서 나는 대체로 행복하지 않았다. 출근하기 싫어서 잔뜩 찌푸리거나 일이 힘들다며 툴툴거렸다.

그래도 행복한 순간을 끄집어 본다면, 작고 여린 꽃망울이 팝콘처럼 팡팡 터지는 때겠다. 바람에 비처럼 흩날리던 꽃잎을 보는 것은 황홀하지만, 나뭇가지에 앙상해져 가는 벚꽃 잎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봄을 눈치채곤 이내 슬퍼졌다. 이번 봄은 춥고 또 추웠는데 꽃은 언제 저렇게 바지런히 꽃잎은 틔운 걸까. 또 나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 피어나기를 미루나 보다.

내가 사는 지역의 행복마을에는 유난히 벚꽃 나무가 많다. 그 사이로 목련나무도 두어 그루쯤 언뜻 보인다. 행복하길 비라는 마음에서 꽃나무를 심은 걸까.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꽃을 보는 순간만큼은 분명 행복해했으니 ‘행복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행복하겠지’하는 바람을 담은 오해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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