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면 세상이 꽃으로 가득 찬 것만 같다. 여기도 꽃, 저기도 꽃. 흩날리는 벚꽃 잎을 맞으며 생각했다. 여기엔 보이지 않는 선이 있어서 모두들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자신과 벚꽃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다 나도 그 줄에 슬쩍 껴본다. 벚꽃은 일 년에 한 번 피니까 남겨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단체대화방에서 꽃사진이 활짝 피어난다. 아는 얼굴들, 아는 거리 정답게 웃는 모습들. ‘맞아, 저 거리에는 저 웃음이 어울려’하며 사진을 한참 들여다본다. 동백꽃과 벚꽃이 어우러져 피어 유독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기가 요즘이다. 나도 저 거리에서 몇 해 전에 사진을 찍었었지. 꽃처럼 활짝 웃던 기억이 아직까지 난다.
꽃 아래에서 찍는 사진은 유독 오래 기억된다. 건너편에서 나를 기다리는 모르는 사람 덕분일까? 꽃 사진을 찍을 땐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찰칵찰칵 얼른 찍고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마주 보는 타인의 소리 없는 재촉을 느끼며. 매년 비슷하지만 또 다른 그렇지만, 그 모든 순간이 추억으로 남겠지. 올해도 손으로 받아낸 벚꽃 잎을 책 사이에 조심스레 껴두는 것으로 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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