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

by 박수민

둘이서 한참 머리를 맞대고 쳐다봤어. 그게 되는지 되지 않는지 알지 못한 채로 그저 될 때까지 계속 다시 해보았지. 그런데도 계속 알 수 없는 오류 메시지가 컴퓨터 화면을 가득 채웠어. 결국 우린 스스로 해보는 걸 포기했지. 그러고는 컴퓨터를 잘 다룬다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어. 화면 가득 채워진 친구 얼굴. 그런데 그 친구도 “그 컴퓨터에서 시키는 대로 해봐”라는 말 외에는 다른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어. 핸드폰 너머로 피곤해 보이는 친구 얼굴만 가득할 뿐, 오류를 해결할 사람은 셋 중에 아무도 없었던 거야.


되지 않는 것에 공을 들이는 동안 황금 같은 주말이 점점 지나가고 있었어. 이제 선택해야 했어. 되지 않는 것을 그만 놓아두고 되는 것에 시간을 쓰는 게 옮은 일이 아닐까. 결국 컴퓨터를 끄고 밖으로 나가는 길을 택했어. 커피 한 잔 타들고 뒤늦게라도 주말 나들이하려고 서둘렀지. “저녁은 뭘 먹을까?” 이야기 나누며, 얼마 남지 않은 주말의 여유를 누려보기로 했지. 주말은 알차게 보냈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거리만 했든 언제나 아쉬운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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