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글로 쓰는 사람들

by 박수민

나는 왜 슬픔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했을까.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은 슬픔은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지 피해야 할 것도 부정해야 할 것도 아니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마음이 바뀌는 듯이 감정도 왔다 갔다 하는데 나는 유독 슬픔의 감정을 꺼려한다. 기쁠 때는 한없이 기뻐만 하는데, 슬픔이 몰려올 때는 ‘왜 슬플까?’를 생각하며 슬픔의 감정을 빨리 지워버리려 했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 모이는 글쓰기 모임의 사람들은 자신의 슬픔을, 부정적인 감정을 성실히 기록하고 있었다. 글로 남기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독인다고 했다. 나는 아직 그게 어렵다. 내 슬픔은 누군가처럼 뚜렷한 이유나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어디서 비롯됐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래서 글로 옮길 생각을 하지 못했다. 글친구들은 슬플 때 글이 잘 써진다고 했다. 슬픔을 글로 푼다니 어쩐지 멋있어 보였다. 나처럼 슬픔에 젖어 눈물 흘리는 것보다 생산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나는 슬플 때는 그저 모든 걸 잊는다. 슬픔 외에 그 어떠한 것도 들일 수가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가라앉아 있다 내 슬픔을 쥐어짜주는 사람을 만나서야 겨우 한 발짝 움직인다. 그런 시기를 혼자 견뎠다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꼭 내 곁에는 내 슬픔을 함께 지켜봐 주는 이가 있었다. 이것은 공감과는 다른 영역. 그저 내가 무너지지 않게, 흔들리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푹신하고 포근한 이불을 겹겹이 깔아 둔다. ‘넘어져도 괜찮아’ 그런 무언의 염려 속에서 나는 슬픔을 잠재운다.


슬플 때마다 누군가가 나를 붙들어줬는데, 사람들은 아주 어른스럽고 의젓하게 자신의 슬픔을 스스로 달래고 있었다. 내가 아직 닿지 못한 영역. 하지만 난 어른이니까 이제 슬픔을 스스로 달래는 법을 배워볼까 한다. 나에게는 슬픔을 담아놓을 만한 예쁜 노트도 여러 권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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