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했지만, 실은 맞다

by 박수민

좋아하는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사는 게 바로 나“라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가장 최근에 소비한 것이 책이나 영화관람권 등이길 바랐지만, 떠오른 건 커피와 밀크티 그리고 아이스크림 등이었다. 먹을 것만 잔뜩 산 나는 그럼 먹깨비일까. 물론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시간을 어디에 쓰느냐도 그 사람을 드러낸다고 했는데, 주말 동안 핸드폰을 붙잡고 쇼츠를 보고 또 봤으니… 나란 사람을 지금은 정의하고 싶지 않다.


책을 빌리러 간 도서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공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틈에 섞여 책을 읽고 싶어졌다. 주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았고 바깥 풍경이 보이는 자리거나 등받이가 있는 편안한 소파는 누군가가 이미 차지했다. 왔다 갔다 하며 비어있는 소파에 앉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왜 비어있는지 알게 됐다. 자세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등이 동그랗게 말렸다. 책을 몇 장 읽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새우처럼 구부러지는 등이 신경 쓰여 책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핑계는 있다.


도서관을 한 바퀴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은 어린이 도서관에서도 이야기 나누는 아이들 틈에 섞여 책을 잘만 읽던데. 어쩐지 아이들 사이에 한 자리 차지하는 것도 민망하고 도무지 집중이라는 게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아이들이 말하는 소리는 귀여운 만큼 묘하게 집중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책만 빌려왔다. 덕분에 주말은 끝나가는데 책은 도서관에서 펼쳐본 게 끝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오늘의 나는 먹고 마시고 논 게 전부다. 지적인 모습은 내일의 나에게 양보해야겠다.


#지적인사람이되고싶어 #현실은…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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