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마음을 건네는 사람

by 박수민

이름에 복이 들어간 언니는 복스럽게 먹는 나를 유난히도 예뻐했다. 요리를 잘하는 언니와 잘 먹는 나는 참 잘 맞았다. 성격적으로 잘 맞았다기보다는 나를 예뻐하는 언니를 잘 따랐다. 언니는 다 큰 성인인 나를 마치 아이 대하듯 “예쁜 우리 수민이”라 불렀다. 예쁨 받고 자란 건 분명하지만, 집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애칭이었다.


그런 언니는 만날 때마다 음식을 만들어주었다. 식사부터 안주까지 그녀의 손에서 나온 것들은 하나같이 맛있었다. 만든 이를 닮아 정갈하면서도 감칠맛이 났다. 손이 큰 언니는 항상 음식을 많이 준비했는데 정작 언니는 먹질 않고 곁에 앉아 부족한 게 없는지 살뜰히 챙겼다. 준비한 음식을 미처 다 먹지 못할 때는 싸서라도 보냈다. 좋아하는 마음을 음식으로 표현하는 언니였다.


그날도 언니네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데, 은박지에 정성스레 포장한 봉지를 내밀었다. ”이게 뭐예요? “라고 물으니 ”닭갈비야. 집에 가서 살짝 데워서 먹어“라고 일러주었다. 집에 와서 봉지를 살펴보니 닭갈비와 맛있다고 연신 칭찬하면서 먹었던 부침개가 들어있었다. 봉지를 여는 순간에도 언니의 마음이 느껴졌다. 닭요리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일부러 싸준 게 분명한 닭갈비를 데우면서도 ”참 대단하다. 대단해“하며 언니의 마음 씀씀이에 감탄했다. 고마운 마음에 ”언니, 닭갈비랑 부침개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 “라고 연락했더니 ”파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정성이라 생각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마저도 언니다웠다. 언니의 정성이 담긴 닭갈비에는 고구마가 잔뜩 들어있었다. 구황작물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일부러 넣은, 맞춤 닭갈비였다. 덕분에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게 먹었다.


언니는 늘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살폈다. 내 입에 음식이 들어가야 즐거워하는 나와 달리 언니는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나를 보며 행복해했다. 언니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예쁨을 받았지만, 내 요리 실력은 변변찮아서 한 번도 제대로 요리를 대접한 적이 없다. 나의 위치는 요리하는 언니 곁에서 서성이며 보조하는 일이었다. 그마저도 시키지 않는 언니였지만. 언니가 해준 음식을 나는 여전히 만들지 못하지만, 어떤 요리를 해주었는지는 하나하나 기억한다. 언젠가 내가 그 음식들을 만들 수 있게 되면 아마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복언니일 거다. 음식을 통해 받은 사랑은 음식으로 추억하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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