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솜뭉치의 두 가지 맛

by 박수민

달콤한 것은 대부분 좋아해서 가끔씩 찾아먹고는 하는데 그중 솜사탕은 조금 특별하다. 먹고 싶다고 먹을 수 없다는 희소성도 있지만, 솜사탕은 언제나 특별한 날, 기분 좋은 순간에 먹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운동회 날, 어린이날 나들이에서 엄마는 달콤한 솜뭉치를 건네며 웃었다. 가볍고 동글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솜사탕은 입에 넣자마자 사라져 버렸지만 그 달콤한 행복감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입안에 남아 있다.


커서도 종종 솜사탕을 먹고는 했는데, 먹고 싶어라기보다 솜사탕을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가는 식이다. 한 번은 서울에서 하는 불꽃 축제에 갈 일이 있었는데, 놀러 간 것은 아니고 주말 출근 후에 지나는 김에 가볼까 해서 함께 일하던 선배들과 갔다. 우리 모두는 수많은 인파 속을 헤매며 불꽃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 걸음을 옮긴 조금 전 우리의 선택을 후회했다. 며칠간 이어진 야근으로 피곤해진 몸과 마음은 축제를 즐기기에는 고단했고, 우리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여기저기서 들리던 음악소리 그리고 사람들이 내는 즐거운 소음들. 그 틈에서 우리만 이방인이었다.


축제의 현장에서 말없이 걷고 있던 때 솜사탕을 발견했다. 나는 선배에게 “선배, 솜사탕 먹을래요?”라고 했고 선배는 “굳이?”라고 했지만, “저거라도 들면 우리도 이곳에 좀 어울리지 않을까요?”라는 말에 말없이 솜사탕 앞으로 다가갔다. 솜사탕을 들고선 서로를 바라보고 우리는 한바탕 웃을 수밖에 없었다. 축제에 어울리기는커녕 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표정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솜사탕은 내게 달콤한 행복이었는데, 이날 먹은 솜사탕은 그저 설탕 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 ‘솜사탕은 이렇게 먹는 게 아닌데’ 싶어 유난히 마음이 울적한 날이었다. 우울할 땐 슬픈 노래를 들으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피곤할 때는 조용한 곳에서 몸을 뉘이는 게 맞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 뒤로도 솜사탕은 보이면 꾸준히 사 먹었다. 동그란 모양이기도 캐릭터 모양이기도 했지만, 어쩐지 캐릭터 모양은 먹는 게 미안해서 먹는 게 꺼려졌다. 동그란 솜사탕 하나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해서 동그란 솜사탕을 쥐고는 손으로 뜯어서 먹기도, 이로 베어 먹기도 하면서 달콤한 기분을 채워갔다. 솜사탕을 먹을 때만큼은 줄어드는 솜크기에 집중하며 그저 입안의 달콤함을 누렸다. 그게 내가 솜사탕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순수한 집중의 순간은 입안에 달콤함이라는 여운을 오래 남긴다. 어느 기쁜 날, 내 손에는 또다시 솜사탕이 들려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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