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플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에 참여하다
리버풀에서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Magical Mystery Tour)에 참여했다.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는 비틀스가 감독하고 주연을 맡은 1967년 영국의 텔레비전용 뮤지컬 영화이기도 한데 리버풀에서의 비틀스 투어 프로그램이다. 이 투어 프로그램은 대형버스를 타고 비틀스 음악과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비틀스 구성원들의 추억이 어린 곳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50명 정도 탈 수 있는 버스는 전 세계에서 온 비틀스 팬들로 가득 찼다.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 중에 우리가 들렀던 곳 중에 기억에 남는 중요한 곳들을 소개한다.
우선 조지 해리슨 생가이다. 조지 해리슨 생가는 리버풀에서 좋은 동네라기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였다. 아버지는 버스 기사였는데 폴도 조지 해리슨 집 1층에서 같이 기타를 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비틀스의 히트곡 중에서 조지 해리슨이 쓴 곡은 몇 개 없는데 그중 한곡이 <Here Comes The Sun>이다. 비틀스의 대부분의 곡들이 존 레넌 또는 폴 메카트니, 아니면 둘이 공동 작업한 곡들인데 이 곡은 조지 해리슨이 직접 쓴 곡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지 해리슨이 비틀스 구성원 중 가장 재능이 없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조지 해리슨이 막내였기 때문에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틀스가 무명시절 함부르크에 공연 갔을 때 조지 해리슨은 미성년자여서 추방당하기도 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팀의 막내로 어려움을 있지 않았을까 싶었고 그래서 그가 명상에 심취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침을 좋아해서 그런지 해가 떠오르는 이미지의 밝은 느낌의 이 곡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가 작곡한 명곡인 <While My Guitar Gently Weeps>의 기타의 선율에도 나는 전율을 느낀다.
다음 소개할 곳은 스트로베리 필드(Strawberry Field)이다. 존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부모님이 이혼을 하면서 이모 집에 맡겨졌고 어린 시절을 이모 집에서 보냈다. 그런데 이모 집 근처에 이 스트로베리 필드라는 유치원이 있었다. 이 유치원은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군악대 공연이 잦았다. 그러니까 군악대에서 위문 공연을 자주 왔기 때문에 존은 늘 이 음악을 듣게 되었다. 또한 고아원에 자주 놀러 와 이곳 아이들과도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 그래서 비틀스의 <Strawberry Fields Forever>는 이곳이 모티브가 된 곡이다.
버스 투어가 막 끝났을 때 우리를 꼭 만나고 싶어 하는 분이 있었다. 미국에서 오신 분인데 우리 가운데 북한에서 온 청년들이 있다고 해서 꼭 만나고 싶어 했다. 그분의 사연을 들어보니 그분의 남편도 10대 때 가족을 두고 홀로 공산권인 쿠바를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북한에서 나온 청년들이 있다고 하니 왠지 동병상련의 마음이었다. 그는 자신의 남편도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언어 때문에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우리 청년들에게 정착하면서 어려움은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또 우리 청년들에게 장래의 꿈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 그 꿈을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따뜻한 격려를 해 주었다.
우리는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이 투어를 12년 동안 하고 있는 가이드와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투어버스는 매일매일 운영되고 매년 3만에서 4만 명 정도가 다녀간다. 갓난아이부터 10대, 그리고 비틀스 팬이었던 분들, 그 시대를 경험했던 분들이다. 그는 가이드를 하면서 기억할만한 일화를 하나 들려주었다.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데 부랴부랴 일본인이 달려와서 겨우 버스에 탔다. 그가 어디에서 오셨냐고 물어보니 일본 동경에서 왔다는 것이다. 동경에서 맨체스터를 경우 해서 이곳 리버풀까지 왔다. 그래서 여기 끝나면 어디로 갈 것인가 물었더니 다시 동경으로 간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리버풀에서 겨우 두 시간짜리 비틀스 투어를 하려고 동경에서 이곳까지 오다니 그들이야말로 비틀스의 찐 팬임을 인정해야겠다. 사실 비틀스 스토리에 가면 여러 나라의 통역기들이 있는데 한국어 통역기는 없어도 일본어 통역기는 있는 걸 보면 한국보다는 일본에 비틀스의 찐 팬들이 많은 건지, 비틀스와 관련해서는 한국보다는 일본 시장이 더 크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 추천곡
- The Beatles <Here Comes The Sun>
- The Beatles <Strawberry Fields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