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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화 Oct 23. 2021

두 시간 비틀스 투어 하려고 동경에서 왔다네요.

리버플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에 참여하다

  리버풀에서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Magical Mystery Tour)에 참여했다.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는 비틀스가 감독하고 주연을 맡은 1967년 영국의 텔레비전용 뮤지컬 영화이기도 한데 리버풀에서의 비틀스 투어 프로그램이다. 이 투어 프로그램은 대형버스를 타고 비틀스 음악과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비틀스 구성원들의 추억이 어린 곳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50명 정도 탈 수 있는 버스는 전 세계에서 온 비틀스 팬들로 가득 찼다.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 중에 우리가 들렀던 곳 중에 기억에 남는 중요한 곳들을 소개한다.

  우선 조지 해리슨 생가이다. 조지 해리슨 생가는 리버풀에서 좋은 동네라기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였다. 아버지는 버스 기사였는데 폴도 조지 해리슨 집 1층에서 같이 기타를 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비틀스의 히트곡 중에서 조지 해리슨이 쓴 곡은 몇 개 없는데 그중 한곡이 <Here Comes The Sun>이다. 비틀스의 대부분의 곡들이 존 레넌 또는 폴 메카트니, 아니면 둘이 공동 작업한 곡들인데 이 곡은 조지 해리슨이 직접 쓴 곡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지 해리슨이 비틀스 구성원 중 가장 재능이 없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조지 해리슨이 막내였기 때문에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틀스가 무명시절 함부르크에 공연 갔을 때 조지 해리슨은 미성년자여서 추방당하기도 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팀의 막내로 어려움을 있지 않았을까 싶었고 그래서 그가 명상에 심취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침을 좋아해서 그런지 해가 떠오르는 이미지의 밝은 느낌의 이 곡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가 작곡한 명곡인 <While My Guitar Gently Weeps>의 기타의 선율에도 나는 전율을 느낀다.

조지 해리슨 생가


  다음 소개할 곳은 스트로베리 필드(Strawberry Field)이다. 존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부모님이 이혼을 하면서 이모 집에 맡겨졌고 어린 시절을 이모 집에서 보냈다. 그런데 이모 집 근처에 이 스트로베리 필드라는 유치원이 있었다. 이 유치원은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군악대 공연이 잦았다. 그러니까 군악대에서 위문 공연을 자주 왔기 때문에 존은 늘 이 음악을 듣게 되었다. 또한 고아원에 자주 놀러 와 이곳 아이들과도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 그래서 비틀스의 <Strawberry Fields Forever>는 이곳이 모티브가 된 곡이다.

스토우베리 필드 유치원


  버스 투어가 막 끝났을 때 우리를 꼭 만나고 싶어 하는 분이 있었다. 미국에서 오신 분인데 우리 가운데 북한에서 온 청년들이 있다고 해서 꼭 만나고 싶어 했다. 그분의 사연을 들어보니 그분의 남편도 10대 때 가족을 두고 홀로 공산권인 쿠바를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북한에서 나온 청년들이 있다고 하니 왠지 동병상련의 마음이었다. 그는 자신의 남편도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언어 때문에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우리 청년들에게 정착하면서 어려움은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또 우리 청년들에게 장래의 꿈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 그 꿈을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따뜻한 격려를 해 주었다. 

  

  우리는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이 투어를 12년 동안 하고 있는 가이드와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투어버스는 매일매일 운영되고 매년 3만에서 4만 명 정도가 다녀간다. 갓난아이부터 10대, 그리고 비틀스 팬이었던 분들, 그 시대를 경험했던 분들이다. 그는 가이드를 하면서 기억할만한 일화를 하나 들려주었다.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데 부랴부랴 일본인이 달려와서 겨우 버스에 탔다. 그가 어디에서 오셨냐고 물어보니 일본 동경에서 왔다는 것이다. 동경에서 맨체스터를 경우 해서 이곳 리버풀까지 왔다. 그래서 여기 끝나면 어디로 갈 것인가 물었더니 다시 동경으로 간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리버풀에서 겨우 두 시간짜리 비틀스 투어를 하려고 동경에서 이곳까지 오다니 그들이야말로 비틀스의 찐 팬임을 인정해야겠다. 사실 비틀스 스토리에 가면 여러 나라의 통역기들이 있는데 한국어 통역기는 없어도 일본어 통역기는 있는 걸 보면 한국보다는 일본에 비틀스의 찐 팬들이 많은 건지, 비틀스와 관련해서는 한국보다는 일본 시장이 더 크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 추천곡 

- The Beatles <Here Comes The Sun>

- The Beatles <Strawberry Fields Forever>


매직 미스터리 투어에서 탈북청년들을 응원해 준 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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