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열정이 아니다
어떤 경지에 오르기까지 몇 가지 관문을 거치게 된다. 나는 욕심이 많고, 금세 지루함을 느끼는 편이라 다양한 시도를 동시에 한다. 때문에 관문을 통과한 경험이 많은데, 오늘은 세 번째 관문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첫 번째 관문은 '시작'이다. 어떤 경지에 이르려면 우선 시작해야 한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헌데 생각보다 이 관문에서 멈추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 이 관문을 통과하는 게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시작이 반'이라는 것이 '경지의 반'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세상엔 두 부류가 있을 뿐이다. 시작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
두 번째 관문은 '지속'이다. 시작해서 지속하는 것은 정말 다른 영역이다. 지속하는 힘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다. '경지의 반'을 논한다면, 나는 이 관문을 통과했느냐를 꼽고 싶다. 지속할 수 없다면, 결코 경지에 오를 수 없다. 최근 '지속'이 '열정'이 아님을 깨달았는데, 이에 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풀어보겠다.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관문은 세 번째 관문. '재미'다. 누군가는 그 어떤 영역에서도 '재미'를 찾지 못하기도 한다. 그저 삶을 이어가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첫 번째, 두 번째 관문을 거르고 바로 세 번째 관문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이는 무척 행운아다. 재미를 느끼면, 지속은 자연스럽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세 번째 관문이 있는지도 모르고 멈춘다. 사실 '지속'과 '재미'를 정복하면, 경지에 오를 수밖에 없다.
세 번째 관문이 '재미'라고 했지만, 사실 그 전 단계 숨은 관문이 있다. '칭찬'이다. 이 분야는 결코 혼자서 넘을 수 없는 영역이다. 스스로에 대한 칭찬은 한계가 있다. 타인에게 칭찬을 들어야 하는데, 함께하는 사람이 중요한 이유다. 내 경우 주변에 칭찬을 해주는 사람을 많이 둔다. 부모님이나 연인 외에도 서로의 성과와 노력을 칭찬하는 친구들을 둔다. 내게 커뮤니티 STEW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사실, 이게 어려운 이유는 '칭찬'에 도달하기까지 숨어있는 또 하나의 관문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잘하는 것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관문 사이에 뭐 그리 많냐 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쉽게 얻는 칭찬은 쉽게 잊혀진다. 지속해서 노력한 뒤에 얻은 칭찬에서 큰 동기부여를 받고, 반복된 칭찬에서 '재미'를 느낀다. 그러려면 일단 '잘' 해야 하는데, 나는 이게 '적성'이라 생각한다.
결국, 문을 열고 시작해서 지속하되, 잘하는 분야를 찾아 칭찬을 받아 재미를 느껴야 한다. 나는 이게 어떤 경지로 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경험이 축적되면, 어떤 분야든 쉽게 비슷한 경지에 오를 수 있다. 경지에 이른 자들이 점점 사기 캐릭터가 되는 이유다.
열정으로 지속하는 게 결코 아님을 내 친구들이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