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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용 Dec 31. 2016

도밍고 컴퍼니가 2016년에 이뤄낸 다섯 가지

도밍고 컴퍼니(22화)

2016년의 마지막 날이다.

2016년의 마지막 도밍고칼럼에서는 2016년 도밍고컴퍼니의 성과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1. 도밍고뉴스 Android App 출시

지난 2016년 4월 23일. 도밍고가 A-Z 로 만든 뉴스앱 도밍고뉴스 를 출시했다. ([칼럼] 도밍고 컴퍼니(11화) – 도밍고뉴스 오픈! 모험의 시작)

현재 140명의 유저가 다운을 받았고, 12월 리텐션은 19명 (13%) 이다.


도밍고뉴스의 의미는 퇴사 후 "스스로의 생각을 결국 구현했다는 것" 에 있다. 물론, 머릿속의 아이디어가 모두 구현되진 않았지만 스스로가 생각하고 구현을 할 의지와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나로써는 스스로가 정말 혼자서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결과물을 낼 수 있는지 확인했던 의미있는 테스트였다. 그리고 이 테스트를 기점으로 2016년은 첫번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개발자로써 도밍고뉴스 앱은 기술적으로 대단하지 않지만, 스스로가 개발자로써 한단계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도밍고뉴스는 Python 으로 크롤러를 만들었고, Node.js 로 푸시를 날리며, Java Spring 프레임워크로 API 를 만들었다. MySQL DB 를 사용했고, 이 데이터와 소스는 Amazon 클라우드 서버에서 돌아간다. 클라이언트는 Android 로 만들었다.


나는 5년의 커리어 동안 Android 개발만 해왔기에 그동안 해보지 않은 기술을 다뤄본 것은 작은 도전이었다. 이 작은 도전 덕분에 나는 신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2. 스타트업 시장에 들어가다

2015년 12월 31일. 50번의 월급을 받고 나는 첫 직장을 퇴사했다.

큰 결심이었다. 그동안 많은 사건들이 내 도전을 부추겼고, 이 선택으로 더 많은 것을 배우리라 생각하며 결단했다. 그렇게 난 그동안 쳐다만보던 초기 스타트업 시장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 시장의 수백명의 사람들과 마주치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두근거림을 느꼈다. 내 생각을 문서로, 내 스피치로 누군가에게 검증받는 것은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그리고 이 감정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단순히 스타트업을 하고 싶은 사람부터 아이디어만 있는 사람들, 기술만 있는 사람들, 제품과 팀이 있는 사람들, 돈만 있는 사람들, 돈만 없는 사람들, 연줄 있는 사람들, 이미 스타트업을 엑싯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등.


그들 사이에서 나는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응원하며 도전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래, 조직 내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웠다.



3. 도밍고컴퍼니 팀원이 생기다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사람들을 모아 그 아이디어를 실체화 하는 것에 나는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나는 이런 과정을 몇차례 반복해왔고, 내 아이디어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에게 늘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내 아이디어로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은 처음이었다. 때문에, 내 비즈니스 아이디어에 공감하여 모인 사람들은 여지껏 느꼈던 감사함에 몇 배로 감사하다.


도밍고컴퍼니는 5월에 합류한 마케팅과 디자인을 담당하는 팀원. 7월에 합류한 개발자 팀원. 그리고 나까지 총 세명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들은 각각 지인에서 팀원으로, 면접을 통해 팀원으로 합류했다. 스타트업이 사람을 뽑는 일반적인 두 프로세스를 나는 이미 경험할 수 있었고, 이들은 지금까지도 함께하고 있다.

2016년에 가장 감사한 일을 꼽자면 이 두 사람이 도밍고컴퍼니에 합류한 것을 꼽겠다. 이들이 있었기에 더 열심히 달려야겠다 생각한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들의 합류로 도밍고컴퍼니는 0에서 3이 되었다.



4. VC 와 1:1 미팅을 하다

꿈꾸던 장면을 현실에서 마주했을 때의 느낌. 그리고 그 장면을 생각보다 빠르게 경험했을 때의 느낌.


나는 2016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VC 와의 1:1 만남으로 꼽는다. 마음을 비웠던 지원서에서 정말 의외의 선택을 받아 무려 두 차례나 1:1 미팅을 했던 그 경험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깊숙히 각인되어있다.

내 아이디어를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경험은 정말 많다. 뒤돌아보면 나는 늘 아이디어를 냈고, 때로는 수백명의 사람들을 상대로 내 아이디어를 실체화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내 비즈니스가 아니었다.


내 비즈니스를 위해 VC 가 1:1 미팅을 1시간 동안 무려 두차례나 가졌다는 것은 내게 꽤나 큰 자신감을 가지게 해주었다. VC 를 만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서 나는 입사면접때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경험을 했다. 온 몸에 힘이 빠지면서도 바보처럼 베시시 웃었던 기억이 난다.


VC 를 만나 테이블에 앉으며 내게 던졌던 말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대표님 먼저 말씀드릴게요. 저희는 이 분야에 투자도 해봤고, 어려운 시장이라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분야에 대한 이야기 말고, 대표님 서비스가 뭐가 다른지. 그리고 대표님에 대해서 듣고 싶네요."


비록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VC 와의 미팅이 스타트업의 성공과 무조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는 그 미팅에서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꼈고, 생각보다 나도 나름의 철학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VC 의 투자가 내 목표는 아니지만, 내 아이디어를 검증받고 부족함을 확인할 수 있는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5. 프리랜서로 살아남다

4년간 SI 시장에서 Android 개발자로 일하며, 나는 절대 프리랜서가 되지 않겠다고 팀원들과 수차례 이야기 했었다. 하지만, 2016년에 내가 프리랜서를 하지 않았다면 내 수익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을 것이다.

프리랜서를 할 수 있기까지 나는 꽤나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개발자로써의 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쨌든 일을 할 수 있는 개발자로 이들에게 인정받은 셈이다.


2016년에는 5개월간, 약 절반가량을 프리랜서 개발자로써 살았으니 절반가량을 도밍고컴퍼니에 올인 한 셈이다. 수익화가 되지 않을 경우 프리랜서로 살아남는 선택지가 있긴 했지만, 이는 우선순위가 아니었기에 이 선택지를 선택하기까진 꽤나 많은 고민이 있었다.

어쨌든 나는 내 능력으로 독립 후에도 살아남았고, 2016년에 내가 가장 잘 한 일로 꼽는다.


2017년에는 어떤 일들이 나를, 도밍고컴퍼니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 수익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그려지지 않았고, 서비스에 대한 철학도 많이 부족하다.

스타트업 세계에 뛰어든 이유는 앞서 말했듯 ([칼럼] 도밍고 컴퍼니(0화) 나는 왜 회사를 나왔는가?) "좀 더 많이 배우기 위해서" 이고, 그동안 배우지 못한 것들을 배웠으니 올 한 해는 그 결심을 이룬듯 하다.


내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은 기업의 철학을 서비스에 녹여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스타트업의 구성원은 대폭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첫째,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에어비앤비의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 둘째, 함께 달려갈 팀. 셋째, 대표자의 철학과 의지라고 생각한다.


도밍고컴퍼니는 올 한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2016년에 갖춰진 기반으로 2017년에는 멋진 서비스로 만나뵐 수 있게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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