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9년 11-12월 호 #2
우리는 현실 세계를 얼마나 정확히 측정하고 있을까? HBR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우리가 디지털 상품 가치를 어떻게 측정하는지에 관한 실험이다.
실험은 얼마를 주면, 디지털 상품을 사용하지 않는지에 관한 것이다. 얼마를 주면 한 달간 구글을, 페이스북을, 지도를 사용하지 않을 것인가 묻는 것이다. 글쎄, 얼마를 주면 구글을 사용하지 않을까?
실험의 시작은 GDP였다.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가 GDP 등 국가 경제활동을 산정하는 공식 지표에 포함되지 않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는 대부분 GDP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GDP는 사람들이 상품과 서비스에 지불한 돈을 바탕으로 측정되기 때문이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어떤 상품의 가격이 0이면 GDP 집계가 더하는 가치도 0이다." -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9년 11~12월 호
국가 정책입안자가 투자를 결정할 때 GDP 데이터를 활용하고, 기관이나 기업도 정책을 수립할 때 GDP 데이터를 활용한다. 그런데 디지털 상품이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니,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로 보인다. 대안은 없을까?
"이론상으로는 소비자의 경제적 웰빙을 측정하는 방법이 경제학에 있다. 소비자잉여(Consumer surplus)가 그 척도다. 이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하려는 돈의 최댓값과 그 상품이나 서비스의 실제 가격의 차이를 말한다. 만약 당신이 어떤 셔츠를 구입하는 데 최대 100달러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지만 실제로는 40만 달러만 지불했다면 이때 소비자 잉여는 60달러가 된다." -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9년 11~12월 호
HBR은 소비자잉여를 측정하기 위해 디지털 상품 제한에 가격표를 걸었다. 우선,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 친구추가를 해 실험자가 한 달간 페이스북을 이용하지 않는지 확인했다. 한 달간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다양한 금액의 보상금을 제시했고, 페이스북 사용 중지를 시작했다.
"실험에 참여한 페이스북 사용자 중 20%는 단 1달러만 받고도 사용을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또 다른 참여자 20%는 1,000달러 이하의 보상금으로는 사용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했다. 실험에 참여한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한 달 동안 서비스를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금액의 중간값은 48달러였다. 이 설문조사와 후속 실험의 결과를 놓고 봤을 때, 페이스북이 탄생한 2004년 이래 미국 소비자들이 이 플랫폼에서 누린 가치는 약 2,310억 달러로 추산할 수 있었다." -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9년 11~12월 호
계산 결과는 놀랍지만, 계산 방법은 심히 불편하다. 2004년 출시 직후 페이스북 사용자가 현재와 같지 않았고, 내부 알고리즘도 전혀 다르다. 최소한 활성 사용자 숫자를 바탕으로 계산했다면, 그나마 고개가 끄덕여졌을까?
이후 아티클 내용 역시 공감하진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볼 주제를 던졌다는 점은 인정한다. 조금 바꿔서 생각해볼까? 당신은 얼마를 주면 구글을, 네이버를, 카카오톡을 이용하지 않을 것인가?
모든 것을 수치화할 순 없다. 디지털 상품 사용 금지 금액을 결정할 시기 실험자의 재무 상태나 감정 역시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때문에 위 실험에 신빙성은 낮다. 그럼에도 한 번쯤은 생각해보자. 지금 사용하는 디지털 상품의 가치는 얼마일지, 생각을 확장해 더 중요한 것을 따져보자. 디지털 상품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진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