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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카치나 Apr 22. 2024

리뷰)당신이 몰랐으면 하는 K-게임 사행성의 비밀

가챠에서 NFT까지

    게임의 사행성에 대하여 명확하게 정리한 책. 가챠 게임이나 파칭코가 도박과 다르게 취급받기 위한 방식과 게임사가 법을 피해 사행성을 강화하는 방법, 그리고 최근에 새롭게 주목받는 NFT의 도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깔끔하게 설명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파칭코 기종이나 모바일 가챠 게임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관심이 많았지만, 비싼 가격에 투명하지 않은 구조가 껄끄러워 그동안 접근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최근 서브컬처에서 가챠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고,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전반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기에 책까지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가챠의 시스템과 법의 허점을 피하는 방식은 내가 상상하던 이상으로 파칭코와 동질이다. 이전에 파칭코 관련 책을 읽으며 눈 가리고 아웅인 실태에 충격받았었는데, 내가 보기엔 모바일 게임은 공간의 제약성이 없어 이쪽도 만만치 않다.





    법적으로 사행(도박)이란

1. '여러 사람'으로부터

2.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모아

3. '우연적인 방법'으로 득실을 결정하여

4. 재산상의 '이익'이나 '손실'을 주는 행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로또는 1~4의 항목에 다 해당하기에 사행, 즉 도박이다. 그러나 파칭코의 경우 1,2는 해당해도 3,4는 피해 가기에 사행이 아닌 사행성으로 취급받는다. 파칭코는 구슬을 파는 것이 아니라 '빌려'주고, 단순히 게임 후 남은 구슬에 따라서 가게에서 경품을 주기에 4에 해당하지 않는다. 단지 우연히 주변에 있는 다른 가게에서 그 경품을 매입해 줄 뿐. 거기다 파칭코는 기기에 실력 요소를 넣어 3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이 3,4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파칭코는 도박이 아니고, 한국에서는 상품권 매입과 관련한 4번을 문제 삼아 파칭코를 금지했다.


    여기에 알아야 할 점은 한국에서 파칭코도 4번에 해당하는 환전 과정의 불법적인 부분을 걸고넘어진 것이지 3에 해당하는 '우연적인 방법' 부분을 문제 삼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파칭코가 정말로 돈과 관련 없는 캐릭터나 게임 아이템을 줬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 이것이 가챠 게임이 사행이 아닌 사행성으로 규정되는 이유이다. 가챠는 실물 오락기에서 핸드폰으로 공간을 옮겼을 뿐 구조 자체는 똑같다.





    이 책은 단순히 위의 내용이 아니라 회색 지대였던 확률형 아이템의 규제 주체에 관한 내용, 그리고 게임사가 국내에서 금지된 NFT를 해외에서라도 하려는 이유 등이 나와 있다. 내가 지금 다루기에는 아직 뜨거운 사안이기도 하고, 책 한 권 읽고 쓰기에는 민감해서 깊게 나아가지를 않았다.


    다만 앞으로 가챠의 상술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인정받아 더욱 심해질 것이고, 서브컬처는 더욱이 예속될 것이다. 이 책이 국내의 케이스를 주로 다뤘지만, 일본은 이미 그 이상을 달리는 중이다. 이쯤이면 그냥 체념하고 받아들여야 할 지도 모르겠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서브컬처는 이미 강을 한참 넘어갔고, 개선될 여지는 만무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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