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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우리 Apr 01. 2022

그 무엇도 쉬운 게 아니더라

임시보호에 대해서

오레오의 임시보호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꽁기에게 못해준 것들을 많이 해주자 다짐했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 같은 아이였지만 곁을 떠난 후 생각해 보니 다른 반려견 보호자들처럼 해주지 못한 게 크게 후회되었다. 그래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반려견 운동장도 자주 갔고 몸에 좋다는 수제간식도 많이 사주고 태풍 때문에 물거품이 되었지만 제주도 여행도 계획했었다. 나름 시간과 애정을 쏟았지만 여전히 다른 봉사자분들이나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활동을 보면 아직도 크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후회 없이 오레오를 돌보았고 그 과정에서 유기 동물에 대한 인식이 더욱 성숙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 임시보호자 가족과 만남

평생 가족과 행복한 삶을 누릴  있도록 사람과 사회화를 가르치고 따뜻한 보살핌으로 건강을 되찾아주는 활동이 임시보호이다. 임시보호라고 해서 보호동물에게 들이는 관심과 책임은 절대 입양보다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아이가 나의 평생 가족이 아니기에 나도 모르게 소홀하진 않았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곤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아이들을 부족함 없이 보호하기 위해  능력 안에서  많은 관심으로 아이들을 보살폈다. 임시보호  가족을 찾아 떠난 오레오, 임시보호에서 입양으로 전환한 까망이, 까망이의 사회화를 위해 임시 보호하고 있는 영옥이, 그리고 구조  임시 보호하다 얼마  가족을 찾아 떠난 살구까지  곁에 있는  어느 아이도 소중하지 않은  없다.

젖소 패밀리

임시보호 가족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이별의 아픔은 피할  없는 운명이다. 짧게는  주에서   넘게 보호를 하며 깊게 들었던 정을 떼는  여간 쉽지 않다. 특히 국내가 아닌 해외로 떠나는 아이들은 이제 평생 만질 수도  수도 없다는 생각에 더욱 가슴 아파하기도 한다. 비행   날까  즐겨먹던 간식도  먹이고 케이블 타이에 단단히 묶인 켄넬 안에서 원망하듯 바라보는 눈을 뒤로하면, 평생 책임져주지 못한 미안함에 눈물이 쏟아진다.  슬픔에 다시는 임시보호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놀랍게도 많은 분들이 다른 생명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정성을 쏟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이별의 슬픔이 반복된다고 무뎌지진 않지만  경험으로 인해 나와  가족이 더욱 성숙해질  있고 안타까운 아이들이 새로운 삶을   있기에 아마도 중독이 되어 임시보호를 되풀이하고 있는  아닐까. 지금도 관심이 필요한 많은 생명을 위해 정성을 쏟고 있는 임시 보호자들의 가치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해외로 떠나기 전 마지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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