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건네는 긍정의 모습을 가장한 말 혹은 상대를 생각한 긍정적인 말
통화, 문자, 인사, ..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현재 난 무엇을 하는지,
내 감정은 어떤 상태인지를
끊임없이 상대와 공유한다.
A "난 저녁에 카페가서 이것 좀 더 알아보려고"
B "아 그래? 뭘 더 공부하려는데?"
여기서 A는 짧은 한 문장으로 자신의 상황과 생각을 상대에게 전달하고 있지만
그 문장에는 자신의 일상. 자신의 모습도 포함되어 있다.
B는 그런 상대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궁금함을 표시한다.
나름 서로의 대화가 괜찮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를 보자.
A " 난 저녁에 카페가서 이것 좀 더 알아보려고"
B " 아~ 화이팅해!"
여기서 대부분은 아마 ' 음 이 친구가 나를 응원?하는구나' 하며 조금은 갑작스러운 단문과 뜬금없는 응원에 당황하면서도 혹은 B가 바빠서 답장을 길게 못하나?라는 생각으로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길 것이다.
나또한 처음엔 이러했다.
하지만 이 친구의 경우 '화이팅'이란 말을 굉장히 자주하는 친구였다. 그래서 본래 그런 사람이려니 생각했는데
그 당시 그 답장을 볼 때의 나는 '화난 감정'도 있었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 감정의 원인이
나의 상황을 길게 전달하는 것에 있어
짧은 단문으로 오는 것에 은연 중에 화난 부분도 있겠지만
'화이팅'이라는 응원이라는 포장을 한 '무관심'이었다.
보통 상대가 자신의 상황이 힘들다거나 슬프다거나 말하지 않는 이상 자기 맘대로 그 상황이 힘들겠지 응원해야되는 상황이겠지 마음 속으로 판단해버리는 것이 난 싫었다.
이런 경우의 다른 예로는 아마
남자가 키가 작을 경우 . 키 때문에 예민하겠지 라던가
여자가 뚱뚱할 경우 . 살 얘기에 예민하겠지 라던가하는
보편적인 관념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겠다.
그리고 '화이팅'이라는 말 속에는
'상대의 상황,감정은 부정적일 것이다.'라는 생각이 기본 전제로 깔려있다 생각한다.
물론 긍정적임을 전제로 하는 경우도 있다.
시험을 앞두고 있다던가 무언가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그렇다.
그런데 더 깊게 파고들어가보면
이런 상황조차도 '힘듦'을 감수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을 내어라' 라는 의미에서 이 말을 하는 것이다.
즉 대부분 상대가 힘든 상황일 것이라는 전제로 하는 말이라는 것.
그런데 상대 A는 자신의 현재 일을 즐기고 있으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B의 뜬금없는 응원, 조언은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상대 A가 현재 그 일을 하는데 어떤 기분인지 B는 물어보지 않았으며 궁금해하지 않을 뿐더러
자신의 추측으로만 판단하고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무심코 던지는 상대에 대한 조언, 응원은
항상 상대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고
상대가 현재 어떤 기분이고
어떤 의미로 이 말을 나에게 하였는지를 판단 후에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 예로서 사람들이 흔히 나누는 짧은 응원
'화이팅'이 나의 최근 사례이기도 하여 선정하였다.
사실 이 '화이팅'이라는 답장을 자주 건넨 B는 나와 굉장히 오랜 친구이며 만날 때 대부분 자신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나의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친구였다.
그런 친구임에도 본래 그 성격이려니 하고 잘 지내왔는데
최근들어 화이팅이라는 말이 유난히 거슬렸고
그 원인은 나에 대한 관심없이 건네는 뜬금없는 조언이라는 점이었다.
내가 항상 힘든 것을 이겨내는 상황에 놓여있을 것임을 그는 자신의 생각대로 판단하였던 것 같고 그래서 매일 응원을 하였던 것이다. 사실 나는 그에게 '힘들다'라는 얘기를 해본 적이 많지 않다. 오히려 현재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내 현재 상황을 전달할 뿐이었다.
그리고 오는 '화이팅' '힘내'라는 알 수 없는 응원에
나도 모르게 그때마다 화가 났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 감정을 일부러 별거 아니겠지하며 넘겨버려온 것.
나도 내 마음에 솔직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매번 이상한 불쾌한 감정을 느껴야했다.
이제라도 알게되었으니 그 친구에게 한번 솔직하게 말을 해보련다.
'적어도 나에 대해 관심을 가진 후에 답을 해주면 좋겠다.
짧은 답장이라도 말이다.'
대화는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비판 혹은 상대와 다른 의견을 꺼낼 때는 굉장히 조심스러우면서도
좋은 의미의 응원, 조언을 꺼낼 때는
굉장히 매우 쉽게, 필터링 없이 건낸다.
하지만 응원과 조언도 분명
내가 상대를 정말 잘 이해하고 꺼내는 것인지 조심해야하는 대화임을 잊어버리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