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듣고도 잊히는 않는 드라마 대사가 있다. 한 권의 책을 읽은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한 문장의 말들. '해를 품은 달'이란 드라마도 그런 문장을 내게 선물했었다.
"한 냥이옵니다."
왕과 왕비 그리고 대왕대비 모두 소녀의 대답에 깜짝 놀랐다. 그 자리는 세자비를 간택하는 자리였고, 질문은 왕의 값어치를 돈으로 환산해서 말하라는 것이었다. 바로 직전 세자비 후보는 하늘의 무게와 바다의 깊이를 잴 수 있는 물건이 있다면 왕의 값어치를 잴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또 한 차례의 용비어천가가 나와야 할터인데 왕의 값어치를 기깟 '한 냥'이라 말하니 모두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한 냥'이라 답한 소녀가 세자비로 간택되었다. 소녀가 말한 한 냥의 의미를 듣고서 왕과 왕비 모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에.
"헐벗고 굶주린 백성에게 있어 한 냥만큼 간절한 것은 없사옵니다. 만 냥을 가진 부자는 한 냥의 소중함을 모르나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빈자는 한 냥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잘 알고 있사옵니다. 가난한 백성에게 있어 주상전하께서는 한 냥의 절실함과 소중함이옵니다. 부디 만백성에게 공평한 선정을 베풀어주시옵소서"
그렇다. 굶주린 백성들에게는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은 이상적인 왕보다는 한 냥의 절실함을 공감해주는 실사구시 왕이 더 필요한 법이다.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비슷하리라. 베스트셀러, 경이로운 조회수의 콘텐츠를 목표로 하기보다 단 한 사람의 불편함이라도 해소해 줄 수 있는 도움이 되는 글과 콘텐츠를 만드는 것. 그것이 창작자로서의 기본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