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평범한 사람을 살아있게 만든다

by 오늘도 생각남


말에도 맛이 있다. '말했다'와 '강조했다'는 비슷한 뜻이다. 하지만 말 맛이 다르다. '말했다'가 심심한 맛이라면 '강조했다'는 칼칼한 맛이다. 소위 스타 작가라는 사람들은 말 맛을 잘 살리는 사람들이다. 드라마 '도깨비'를 보면서도 하루하루 심쿵한 날들이 많았다. '눈 부시다', '날이 좋다', '날이 좋지 않다'는 말들은 심심한 말들이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는 그 말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언젠가부터 '크리에이터'라는 꿈을 갖게 됐다.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유행하고 나서부터인지 그 이전부터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너도 나도 다 크리에이터'인 크리에이터 전성시대가 되고 나니 고민이 시작됐다. '나는 왜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걸까?', '남들이 다 하니까 호기심에?', '부캐를 만들어서 돈 좀 벌어보려고?' 뭔가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흐르니 그냥 유행 따라 흘러가는 것 같아서 앞으로 내딛을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 나를 바로 잡아주는 문장을 만났다. 작가 나탈리 골드버그의 말이었다.


"작가의 임무는 평범한 사람들을 살아있게 만들고, 우리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었다. 내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었던 이유. 작가와 크리에이터는 한 긋 차이다. 아니, 작가도 크리에이터의 한 사람이다.

크리에이터는 살아있게 만드는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을. 크리에이터는 일깨워주는 사람이다. 우리네 삶이 평범하지만 특별한 콘텐츠라는 사실을.


나 자신과 함께한 일상이 모두 눈부셨다.
콘텐츠가 좋아서
콘텐츠가 좋지 않아서
콘텐츠가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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