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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Feb 13. 2022

군인정신으로,  MISSION CLEAR!!!!

군인, 군악대장 가족입니다만

점심시간이 막 넘어가는 1시 30분 즈음. 카톡이 왔다.

“저희 티 모임 할 때 항상 돌아가면서 점심사고 차 마셨는데~ 내일은 식사대신 티모임 간식을 조금 좋은거루 준비하려고 하는데~ 준비하실래요?”    


갑작스럽긴 했으나 매 주 있는 티모임이고 함께 점심 먹고 차를 마신다는 것은 알고 있어서 짐작은 갔다.

헌데 이제까지는 사고 마신 걸 나보고는 직접 준비하라니 당황스럽다.      


“알겠습니다. 한데 감이 안 잡혀서요. 어떤 간식이 좋을까요??”

“생각해볼게요. 마카롱? 같은 거?”     

“아, 그럼 점심 후 티타임 간식이면 될까요?”

“모임 간식 아니고 점심 후 다과로 준비해주세요, 과일도 조금. 한분 더 정해드릴까요?

  임신하신 ㅇㅇㅇ하고 같이 준비하실래요?“     


요약하자면 티모임 후 이어서 있을 티타임 다과 해줄 사람이 필요한 거였다. 많이 안 해도 되고 한 사람 더

지목해 준다는데 괜찮다고 했다. 임신 8개월 차에 접어든 사람한테 어떻게 일을 시키나. 갑자기 하루 전 일정을 소화하라는데 그 외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 한들 나처럼 당황스럽긴 매한가지이고 이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일을 부탁하기에 그만큼 친해진 사람이 없다.      


이런 제안들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 대충 감이 온다. 과연 거절이라는 것을   있을까.  바닥에서 엄연히 중령 사모님이다. ‘못하겠어요.’ 라는 말이 주는 후폭풍은 이미 결혼 초반에 겪어봤다. 자신 있던 없던, 관련된 상황이 되던  되던, 나에게 제안이 떨어졌다면 그것은 해내야만 하는 의미다. 인원수 대략  , 마카롱과 다과를 예로 드셨으니  개는 필수로 들어가야 하고 ‘조금 좋은 이라는 예시를 주었으니 품격을 높이고 신경 쓰라는 의미겠다.     


부랴부랴 컨셉 잡고 이미지를 구상했다. 야외에서 식사자리 후 티타임할 수 있는 다과는 뭐가 좋을까, 정갈하게 보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인터넷 검색도 하다보니  도시락을 생각했다. 30대부터 중년에 이르는 연령대를 고려해 모든 사람이 고루 맛보고 어느 하나에는 맛있다는 말을 듣게끔 하는 것도 생각하고 말이다. 제안받았을 때는 당황했으나 행동까지 당황할 수 없다. 군인정신으로 실행해야 한다.  

한바탕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마트에서 장을 본 뒤 돌아오니 4시 20분쯤. 아이들 하원 시간이다. 나머지는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나 해야 할 터였다. 아이들 소풍 도시락도 단체주문에 체크하여 보내는 판국에 새벽같이 기상해서 도시락이라.......      


과거에는  내가? 라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지만 지금은 그에 비하면 양반이다. 속앓이 해봤자  부질없는 . 부글부글  끓으면 나만 손해이고 혼자만 아프다는 것을 겪은 . 받아들일 것은 빨리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 건강을 위해 좋다. 이왕  거면 군인정신으로,  되면 되게 하라 읊조리며 정성을 들인다. 새벽엔 남편도 함께 준비했다. 재료를 씻고 거들어준다. 자신을 만나서  해도  일을 하는  같다며 미안하단다. 그게 어찌 남편 탓일까.  문화와 분위기, 역사 안에 내포되어 있는 흐름을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바위에 계란치기다.


주어진 상황에 맞게 해 가도 호불호의 평가는 듣게 되고 못 한다 손사래를 쳐도 자세가 안 되어 있는 사람이라 말을 듣는다. 윗사람이 잘 해주고 편하게 해준다 해서 그것이 진짜 편하게 해주는 게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말이 들리고 움직여도 말이 들린다. 예기치 못함에도 나이스하게 입꼬리는 올리고 있어야 나의 상태를 들키지 않는다. 들키면 그에 따라 말이 나오는 건 끊이지 않는다. 아랫사람으로서 예를 갖추고 높은 자리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 계급사회란 그런 거다.  


꼬박  시간을 끙끙대면서 하다 보니 9 50분까지 겨우 마쳤다. 10시에는 티모임 시작이다. 최대한 트렁크에  싣고 조심조심 그러나 부랴부랴 부대로 들어갔다.  다행히도 눈앞에서는 잘했다 이야기한. 제일    같아  집었다는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자리에서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왔다. 만드는 과정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가 없다고 되뇌인다. 미션 클리어MISSION CLEAR!!!!






계급문화와 특유의 환경이 내포되어 있는 군인가족 지점에서 

개인성이 강한 내가 

더불어 살아가며 성장하는 일상을 담습니다.

보편성과 개인성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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