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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Dec 10. 2022

나를 돌보며 살기로 했습니다.

군인, 군악대장 가족입니다만


좋아하는 것을 하는 일들에 ‘열심’이 붙었다. 이거 아니면 안 될 것처럼, 그것이 아니면 끝날 것처럼.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쯤 여유 있게 보낸다고 낙오되는 것도 아닐 텐데 무에 그리 쫓기듯 하루를 만들었을까. 그저 재밌으면 좋고, 유익하면 MSG 뿌린 듯 맛깔스러운 거고. 그러기만 해도 될 걸, 매사 무에 그리 목표를 향해서만 아등바등 살았나 싶다.   

   


‘온전하게 나를 유지하면서 균형을 이루는 하루’를 산다는 게, 생각처럼 행동했을까 싶다. 어서 빨리 내 이름 석 자로 살고 싶어서, 하루빨리 최대치의 목표량을 끌어내고 싶어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 더 열심을 내어 하루를 보냈다. 커다란 세상, 내로라하는 사람들 틈 사이 어디쯤엔가 이런 사람이 있다고 내 목소리로 말하고 싶었다. 시간의 공평함과 순리를 감안하지 않은 채, 과정보다 결과에만 집중된 모양새다. 어떻게 하면 순식간에 일을 해 낼까, 최대한 빨리 결과물을 낼까 라는 생각보다는 우선적으로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늘 생각했어야 했다. 외부적이 아니라 내부적 에너지에 집중하면서.      


나를 돌보기 시작하면 타인에게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 간다. 처음에는 상처를 덜 받기 위해 거리감을 두기 시작했는데 점차 마음 건강과 나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되면서 자기 정체성, 일상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으로 변화가 시작되었다. 환경과 상황은 늘 변한다.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내 몫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만 집중해도 충분하다. 신체적인 에너지를 챙기고 마음을 들여다보고 건강한 생각으로 부정적인 불순물을 거두어들이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순식간일 거다.      


 나 자신이 사라지고 없다면 결과를 이룬다 한들 무슨 소용일까.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 살맛 나는 하루, 자유롭게 사는 삶의 방식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노동과 노동 아닌 것의 구분.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의 구분. 이것만 챙기고 살아도 아무 문제없을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치워 가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의미를 찾도록 진정으로 충만하게 살아야 한다. 영혼에 양분이 될 일. 정신과 영혼의 안녕. 인생의 균형.     


나를 위해 잘 먹고, 잘 자 주는 것.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스케줄을 만들어주는 것. 삶의 중심을 잡는 것. 삶의 모든 측면에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 극한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구제할 해독제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 한 곳만 바라보며 살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꾸준히 생각하는 것.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부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계급 문화와 특유의 환경이 내포되어 있는 군인가족 지점에서 

개인성이 강한 내가 

더불어 살아가며 성장하는 일상을 담습니다.

보편성과 개인성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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