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명원화실을 꿈꾸며 — 링크아트라는 이름의 온실

예술비타민

by 태린


그림책『나의 명원화실』을 덮고 난 뒤, 나는 한동안 같은 질문에 머물렀다.


‘나는 어디에서 다시 피어나는가.’

‘우리는 어떤 공간을 꿈꾸는가.’

책 속의 명원화실은 작고 오래된 공간이었다. 물감 냄새가 배어 있고, 빛이 천천히 기울며 시간의 결을 드러내는 곳. 문을 열면 딸랑 울리는 풍경 소리와 함께,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찾아오는 장소. 그곳은 단지 그림을 배우는 화실이 아니라, 한 사람이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은밀한 온실이었다. 그 온실을 떠올리다 보면,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만들어 가고 있는 이 공간, 링크아트는 어떤 장소일까. 혹은 어떤 장소여야 할까. 링크아트 역시 늘 같은 자리에 있다. 명원화실이 그랬듯, 링크아트도 사람들의 시공간을 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다.


연습이 잘 되지 않아 악보를 내려놓는 순간, 말로 표현되지 않던 감정이 소리로 흘러나오는 순간, 조심스레 다시 시작해 보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서툴러도 여기서는 괜찮다고 말해주는 시간들이 이곳에 쌓인다. 이렇게 늘 함께 머무는 공간이라면 우리도 누군가의 명원화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분명한 것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나를 알아주는 것만 같은 그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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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명원화실』이 아름다웠던 이유는, 과거를 향한 향수 뿐 아니라 현재의 나를 다시 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우리는 스스로를 설명하고 증명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정작 마음의 색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데 서툴러진다. 그러나 명원화실은 조용히 말했다.

“다시 섞어봐도 괜찮아.”
“아직 늦지 않았어.”
“나는 여기 있어.”


나는 이 문장을 링크아트라는 이름 위에 조심스레 올려본다. 예술을 전공한 사람만이 아니라, 예술이 멀어졌다고 느끼는 사람도, 쉼이 필요한 사람도, 다시 시작해 보고 싶은 사람도 언제든 들어올 수 있는 곳. 선명한 선을 잘 긋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번 덧칠하며 자기만의 색을 찾아가는 사람이 머물 수 있는 곳.


우리가 꿈꾸는 링크아트는 결과를 증명하는 공간이 아니라, 과정을 허락하는 공간이다. 잘 해내는 곳이 아니라, 다시 해볼 수 있는 곳. 예술을 소비하는 장소가 아니라, 삶이 예술로 숨 쉬는 자리. 『나의 명원화실』을 읽고 난 뒤, 나는 좀 더 포근한 바람을 품게 되었다. 링크아트가 누군가에게 그런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이 숨을 고르고, 다시 꿈틀거릴 수 있는 온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어쩌면 명원화실은 특정한 건물이나 공간의 이름이 아니라, 다시 나로 돌아오는 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링크아트는 그 길목에 놓인 작은 표지판일 수 있겠다.

“여기서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다시 시작해도 괜찮아.”


우리는 오늘도 그 문을 열어두어야겠다. 누군가 자신의 색을 다시 찾기 위해 들어올 수 있도록.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이렇게 불리기를 바라면서.


“나에게도 그런 명원화실이 있었어.”


image01.png 핀터레스트 펌.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