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스코틀랜드에 살고 있는지

by 오토히

스코틀랜드에 살게 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먼저,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됐는지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세상에는 안정파와 변화파 두 부류가 있는 것 같다. 난 절대적으로 후자다. 금산이라는 작은 지역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기도에서 대학 생활을 했다. 언제나 색다름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있는 곳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저 다름을 경험하고 싶은 욕망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스코틀랜드로 나를 이끌었다.


스코틀랜드에 오기 전까진 그저 나라의 이름만 알고 있는 정도였다. 사실 여기에 오게 된 건 스코틀랜드 출신 친구를 만난 영향이 컸다. 우연히 인터넷으로 알게 된 친구와 한국에서 친해졌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친구를 따라 여자친구와 함께 2023년 여름, 처음으로 나라를 방문했다.

2023년 일회용 코닥 카메라로 찍은 사진

카페 알바로 조금씩 모은 돈으로 가게 된 유럽 여행은 럭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에어비엔비로 가장 싼 숙소를 찾고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는 구글 지도로 가격대를 치밀하게 살폈다. 스코틀랜드 친구의 대학교 근처 학생들이 애용하는 서아프리카 샌드위치 집에서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하기도 했다.

에든버러에서 먹었던 5파운드짜리 샌드위치

당시에는 유럽의 모든 일상이 아주 낭만적이고 아름답게만 보였다. 우리는 길거리 쓰레기통까지 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유난을 떨었다. 현지인들에게는 그저 똑같은 일상의 한 조각일 뿐이라면, 우리에게는 이국적인 보도블록, 오래된 유럽산 자동차, 심지어 잿빛 벽돌 건물에 핀 초록 이끼까지 모든 것이 낯설고 생소하며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설렘이었던 것이다.


그때는 내가 이곳에 살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않았다. 솔직히 살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마치 판타지 게임 속 세상처럼, 내가 호흡하는 세상과는 동떨어진 어딘가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는 이곳 글래스고에서 두 번의 여름과 한 번의 겨울을 보냈다. 내 글이 나처럼 해외 생활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그게 아니라도 먼 훗날의 나 자신에게 보내는 추억의 편지는 될 것이라 믿는다. 시간이 지나면 오후 세시면 해가 지고, 한 달 중 반은 비가 내리는 이 날씨조차도 그리워하게 되는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