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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토 Aug 06. 2024

결국 예술가가 된 AI

AI는 고흐가 될 수 있을까?

최근 아이패드를 샀다. 애플펜슬까지 함께 구매하고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림 그리기나 배워볼까?"


그러나 야심 차게 그림 그리기 강의를 구매하려는 찰나, 문득 미드저니(이미지 생성형 AI 서비스)가 떠올랐다. AI가 만든 몇 가지 그림을 보고 있으니 마치 AI가 내게 "넌 그림 그릴 필요 없어. 이제부터 내가 다 할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AI가 이렇게 대단한 그림을 1분도 안 돼서 그리는데, 이제 와서 내가 그림을 배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AI는 고흐가 될 수 있을까?

AI의 그림 실력은 이미 엄청나다. 내가 지금부터 1년을 밤낮으로 연습해도 못 그릴 그림을 AI는 순식간에 만들어낸다. 다양한 화풍으로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것은 물론이다. '고흐 스타일의 서울'을 그려달라 하면, 진짜 고흐가 그린 듯한 서울 풍경 그림이 금세 만들어진다.

AI가 고흐 스타일로 그린 서울


AI는 현재 예술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광고, 일러스트, 심지어 AI 이미지 전시회까지 열린다. 이제 AI는 단순히 놀라운 존재를 넘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가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 같은 초보자들에게는 예술 입문을 망설이게 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AI, 너 좀 하는구나?

AI의 예술적 능력은 이미지를 넘어 음악과 영상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음악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AI가 클래식부터 힙합 비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

AI 음악이 공모전에서 1위를 했다. (출처: SBS NEWS)


또한 동영상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도 대단하다. 특히 OpenAI의 SORA는 영상 업계에 충격을 주었는데, 몇 줄의 프롬프트만으로 아래와 같은 고화질의 영상을 만들어낸다.

OpenAI의 동영상 생성형 AI 'Sora'가 제작한 영상 (출처: OpenAI Youtube)


이제 영상업계 종사자들은 "이 장면, 어떻게 찍을까?"가 아닌, "AI한테 어떤 프롬프트로 물어볼까?"를 주로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비용 문제로 CG 등을 사용할 수 없었던 영화 제작자들은 이제 곧 저예산으로도 A급 영화의 비주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곧 '인간이 직접 찍은 영화'라는 문구가 영화 포스터에 홍보 문구로 등장할 날이 올 것이다.




이거 예술 맞아?

AI는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도구와 영감을 제공하며 작품의 다양성을 높인다. 그러나 동시에 예술가의 정체성과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를 넘어, 예술의 본질과 인간 창의성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AI는 예술계의 축복일까? 재앙일까?


저작권과 윤리적 문제도 새로운 과제다. AI가 만든 작품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AI의 창작물을 인간의 것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할까? 또한 AI 예술의 독창성과 감성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기계가 진정한 예술적 감성을 표현할 수 있을까?






AI의 발전으로 예술의 미래는 다소 불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더군다나 나 같은 초보자들에게 AI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AI를 활용해 부족한 실력을 보완하고, 기존과는 다른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실, 인간에겐 AI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개개인의 감성과 경험이 있다. 우리의 실수, 우연, 그리고 때로는 어설픈 붓질까지도 모두 의미가 있을 수 있다. AI는 완벽할지 모르지만, 때로는 그 완벽함이 오히려 지루할 수 있다. 우리의 불완전함이 오히려 매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난 다시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를 배워 볼 생각이다. 비록 내 그림이 AI의 작품만큼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성은 AI가 절대 채워줄 수 없다. 그렇게 그들이 넘볼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을 그려나갈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와, 역시 인간다운 멋진 작품이네요!"라고 AI에게 칭찬받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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