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 아름동 북서클
[신년 각오]
2025년 새해 첫 번째로 정한 책이다. 주 1회 1권의 책을 완독 하는 것은 참 힘들다. 퇴직하면 시간이 넉넉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일상은 바삐 돌아간다. 하루에 2시간은 햇빛을 안고 파크골프를 친다. 비타민 D 부족으로 생긴 골다공증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어떤 운동보다 재미도 있으니 금상첨화이다. 딸의 권유로 웨이트 PT를 시작한 지 8개월째, 필라테스도 병행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근육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복부지방비율이 높다. 꾸준히 하다 보면 좀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으로 거의 매일 체육관으로 향한다. 또한 인터넷, 유튜브를 찾아 이것저것 음식을 만든 지 2년째, 여전히 서툴다. 일상의 바쁨에도 책 읽기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책을 구입하다]
책이 정해지면 우리 북클럽 회원들 간에도 도서관 대출에 경쟁적이다. 책 제목만으로 볼 때 과학유형의 책이라 굳이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빌릴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책 리뷰를 찾아보니 다시 찾아보고 싶은 내용들이 있을 것 같아서 책을 구입했다.
[아쉬움]
600쪽 가까이 되는 긴 내용, 기자출신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놀랬다. 6개의 물질;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에 관한 나의 얄팍한 지식이 부끄러웠다. 저자는 많은 물질 중 6가지(모래, 소금, 구리, 석유, 리튬)의 중요성에 관해 다양한 방법으로 진술하고 있다. 이 물질들에 관해 좀 더 많은 관심이 생겼으나. 노인의 위치라는 것이 다소 안타깝게 느껴졌다. 더 젊은 나이에 이런 책을 마주했다면 내 자녀, 학생들과 공유하면서 나눌 이야기가 더 많았으리라.
이 책을 샅샅이 읽지는 못했다. 훗날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을 때 더 보충할 수 있도록 눈을 멈추게 한 어구, 내용들을 적어보겠다. 생각나는 것도 두서없이 적어보련다.
금은 야만적 유물이다(15쪽, 존 메이너드 케인스). 정말 그런가? 가격은 중요성의 등가물이 아니다(17쪽). 이 책을 쓴 이유와 연관된 표현이다. 저자는 물질의 가치는 그 물질들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이지, 시장가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저자와 공감이 간다.
GDP가 보여주지 않는 진실; 왜 여섯 가지 물질인가? 여섯 가지 물질은 세상의 뼈대를 이루는 벽돌과도 같다. 지금까지는 기후를 바꿔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는 기후를 지키는데 이바지할 것이다. 저자는 이 여섯 가지 물질은 현대사회의 영웅들이다.
1. 모래
유리로 바라본 세상 - 가장 완벽한 모래알을 찾아서. 1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영국을 포함하여 연합국과 쌍안경과 고무를 거래했다는 이야기(68쪽 – 71쪽). 영화에도 이런 내용들이 담긴다면...
영국이 17-18세기 유리생산과 고급 광학분야에서 선주주자였지만 19세기 유리경쟁에서 뒤처진 이유; 조세정책(세수를 늘릴 목적으로 주택의 창문 숫자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정책, 이를 피하기 위해 창문을 벽돌로 막아버렸다.) 반면 독일 정부는 유리뿐 아니라 화학 및 제약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74-75쪽). 잠시 멈추고 생각해 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조세정책 중 이와 유사한 것은 없을까?
콘크리트의 빛과 그림자 - 모래 위에 세워진 세계. 모래밭을 따라 요동치는 국경선 ; 네덜란드, 중국, 싱가포르의 간척사업으로 인해 국토가 확장됨. 우리나라의 간척사업이 이 책에 한 줄 들어갈 수는 없을까?
중국의 1990년대 – 2000년대 개방 정책을 실시했다.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부상하는 시기였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미국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알리바바, 위챗의 모회사 텐센트,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을 창업했다. 세계화 덕에 가장 득을 본 나라는 중국인가? 요즘 뉴스의 세계란을 장식하고 있는 트럼프의 자국민을 위한 정책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우리는, 나는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2. 소금
역사가들은 인류 문명이 해안 지대에서 시작된 이유가 물고기를 잡아먹을 수 있고 물이 공급되기 때문이라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소금을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론이라고 한다. (161쪽)
현대의 금처럼 고대 세계에서 소금은 부의 상징. 고대 로마 병사들은 소금을 봉급으로 받았다.(165쪽)
현재 급여(salary)의 어원이 라틴어로 sal(소금)이라고 한다. salaruim(소금지급)이라는 뜻이라고 하니 당시 소금의 중요성이 짐작된다. 자기 몫의 소금은 번다(earn one’s salt). 자기 몫의 소금값은 한다.(worth one’s salt). 이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얼마 전에 쓴 "영어공부방향이 먼저다"에 소금이야기를 '영어 단어에 얽힌 이야기' 부분에 추가했을 것이다.
소금길 ; 벅스턴에서 셰필드까지, 드로이트에서 워릭까지. 베네치아에서 트리에스테, 트리에스테에서 빈,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잘츠부르크(소금의 도시라는 뜻), 그리고 뤼네부르크의 염천과 독일 북부해안의 뤼벡 항구를 잇는 유명한 도로에 이르기까지. 미국 뉴욕주주의 시러큐스. 이탈리아 SS4 고속도로는 고대로마의 비아 살라리아(소금길이라는 뜻) 위에 건설. 이미 다녀온 곳도 있지만 외국 여행 시 이런 곳들도 방문하고 싶어진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니...
둘레길 ; 잠시 드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어디를 가든 해안가나 얕은 산 근처에 만들어진 둘레길이라는 것이 있어 산책하기 참 좋아졌다. 현시대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걷는 것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소금길이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몇 세기 후, 우리 후손들이 걷지 않고도 건강을 지켜주는 더 편리한 방안들이 생긴다면 이 둘레길에 관한 이야기도 지나간 과거이야기가 될 것 같다.
3세기 즈음 고대 중국은 수입의 약 90%가 소금이라고 한다. 현대중국을 연구할 때 20세기 이전의 정치구조를 되돌아보는 것보다 소금행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168쪽).
중국의 소금 전매제는 계속되다가 2016년 소금전매제가 폐지되었다.(167쪽)
타국에 비해 최근까지 전매제가 지속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전매제 폐지
영국, 중국, 오스만제국 등 여러 문명권에서 소금판매에 과세를 했지만 프랑스가 가장 악명 높다. 프랑스혁명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던 가벨(gabelle, 염세)이 사태의 핵심에 있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 1년에 7킬로의 소금을 사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고 함. 이러다 보니 밀매, 탈세가 만연, 이에 대한 처벌이 가혹해 고문, 공개망신, 갤리선으로 보내졌다고 함.
* 갤리선이란 노예나 죄인에게 노를 젓게 하는 대형 배(영화 “라스트 킹덤”에서 주인공 울트래드가 노예로 팔려 갤리선에 실려 가면서 노까지 젓는 장면은 죽음보다 처절해 보임)
루이 14세 시기 염세가 프랑스 공공 재정의 버팀목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음. 염세가 반란을 촉발시켰고 1790년 조세포털로 투옥된 사람들 모두 석방. 1806년 나폴레옹 시기 염세는 다시 부활되었다고 함. (169쪽). - 이 내용은 신선하게 들림, 영화를 보면서도 소금세에 관해서는 잘 몰랐음.
독일 식물학자 마티아스 야코프 슐라이덴 책 “소금”에서 1875년에서 염세와 전제주의 사이에 명백한 연관이 있다고 했다.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귀중한 물질로 세수를 올리려는 나라는 불공정이 만연한 곳이다라고 했다. 저자는 인도가 증명된 나라라고 했다. 영국식 세금, 소금독점을 강화하여 인도소금의 판매를 금지하고 영국소금만 판매해야 한다고 강제했다. 영국은 중국식 전매제와 프랑스식 염세의 소비의무를 종합한 소금 정책을 펼쳤다. 이에 간디가 총독에게 무거운 세금부과에 관한 편지를 보내 후 간디는 해안지대까지 386킬로의 행진을 벌였다. 24일간 도보여행으로 해면마을 단디해변에서 소금결정을 집어 자신에게 끼얹었고 해변에서 증발되고 남은 소금 결정을 집어 든 순간부터 1949년 인도독립까지는 이어지는 선이 있다.
소금은 경제교역의 기반이고 권력의 수단인가 하면 저항의 아이콘이었다. 여전히 소금은 현대사회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소금수취제도가 있었고 1955년까지. 1961년 염전매법이 폐지되어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음. 소금수입 자유화, 2005년 업무가 지자체로 이양
영국산 소금이 가장 높은 교환가치를 인정받았다. 165쪽, 주석 2번 논문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됨. 왜일까? 이 책에서 구체적인 이유가 없어서 궁금증이 생긴다.
소금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166쪽). 16-17세기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국가차원에서 개인입장에서 무엇을 대배해야 하는지? 잠시 멈추고 생각하게 한다. 미래엔 무엇이 세계를 지배할까?
소금의 산업화 ; 영국의 지명; 미들위치(Middlewich), 노스위치(Northwich), 낸트위치(Nantwich), 레프트위치(Leftwich)는 염천주위로 켈트인과 로마인의 정착촌이 들어서면서 위치(wich)로 끝나는 이름의 마을은 소금 생산지로 알려짐(181쪽). - 이 지역들을 영국 방문 시 들려보고 싶다.
중국의 제염업자들은 수천 년간 시추도구를 사용하여 지하에서 소금물을 퍼올리고 있었는데 영국은 뒤늦게 따라잡은 국가. 프랑스와 독일에서 소금을 수입하다가 1세기 후 소금수출국으로 변모. 인도에게 강매하다가 간디의 비폭력저항운동을 맞닥뜨리며 멈췄다. 다른 식민지들과 영연방국가들에게도 강매, 독립 후 국가들이 자체 생산하면서 중지됨. 영국산 소금이 세계시장을 완전히 장악, 미국의 리버풀의 유래(리틀아일래드에서 소금의 마을로 바뀜). 미국산 소금을 리버풀소금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리버풀 위치 지도로 확인, 해안가위치).
1844년 차르 니콜라이 1세 환영식을 소금동굴에서. 마치 요즘 반도체 공장을 들르는 것처럼. 소금은 일부만 식염사용, 화학산업과 제약산업의 기반을 이룸.
3. 철
포스교(스코틀랜드)는 강철을 사용했지만, 에펠탑은 연철로 만들어졌다. 둘 다 1889년에 완공되면서 당시 기준으로 에펠탑은 가장 높은 구조물로, 포스교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구조를 사용한 다리로 신기록을 세웠다.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은 강철이 나온 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강철을 믿지 못했다. 그 결과 에펠탑은 강철로 만들었을 때보다 더 짧은 기간 동안 훨씬 많은 철을 사용해야 했다. 에펠탑은 현재도 높은 편이지만 강철을 사용했다면 더 높이 올릴 수 있었다. 강철로 만든 철근 덕분에 엔지니어들은 더 넓은 간격의 다리를 만들 수 있었다. 이것들은 사소한 진보처럼 보이지만 혁명적 결과를 몰고 왔다.(245쪽) 다음 여행 때 포스교와 에펠탑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강철이 국력이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는 수입강철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트위터에 발표했다. 그는 평소처럼 대문자로 글을 써서 그 뜻을 강조했다. "IF YOU DON'T HAVE STEEL, YOU DON'T HAVE A COUNTRY!(강철리 없다면 국가가 없다)
19세기 후반 스코틀랜드 출신의 기업가 앤드루 카네기가 베서머 전로(Bessemer Converter)를 미국에 들여온 덕분에 철강업에서 지배적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251쪽)
왜 영국에서 가장 먼저 산업혁명이 일어났을까 ; 인구통계, 지리, 정치적, 제도적 배경, 노동시장의 특성, 이전부터 꾸준히 축적된 혁신 제조업자들이 더 저렴하고 풍부한 연료를 열성적으로 찾아다니게 만든 건축 환경의 압력 등이 원인으로 제시된다. 영국은 매우 특이한 지질학적 이점을 가진 나라였다. 풍부한 철과 석회석부터 주석, 아연, 구리, 규사처럼 덜 유명한 금속까지 이토록 다양한 광물이 풍성하게 발견되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268쪽) 어떻게 저런 사회환경이 될 수 있었을까? 다를 나라보다 일찍이 제도화된 특허법인 것 같다.
16세기 이후부터 목재 공급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초창기 기업가들이 실험을 시작했다. 양조업자, 염색업자, 벽돌공, 도공들은 16세기에서 17세기로 넘어가는 사이에 석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269쪽)
석탄과 철은 산업혁명의 탄생을 도왔다. 석탄은 기계에 연료를 제공했고, 철은 기계를 만드는 원료가 되었다. 인류가 나무와 목탄에서 화석에너지로 이동하는 최초의 위대한 에너지 전환이었다. (271쪽)
세상은 지루한 도약으로 발전한다. 강철은 놀라운 물질적 진보였지만, 인간의 삶에 들어오고 나서야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274쪽)
자동차 제조업자를 빼놓고는 강철에 관해 제대로 이야기했다고 할 수 없다. 헨리포드가 20세기 초 자동차의 대량생산을 선도한 그의 이야기는 곧 강철의 역사이기도 하다. (277쪽)
강철의 낮은 품질 때문에 고통받는 배는 타이태닉호가 마지막이 아니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사이에서 물자를 나르기 위해 소송선들을 서둘러서 건조했던 리버티선(Lvberty Ship)은 느닷없이 반동강이 나버리기도 했다. 오늘날 선박 등급의 강철은 수천 가지 등급 중에서도 상위 등급에 속한다.(279쪽)
4. 구리
구리는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위대한 기본 물질이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구리가 없다면 어둠 속에 내몰릴 것이다. 강철이 세상의 뼈대를 세우가 콘크리트가 살을 붙인다면, 구리는 문명을 이루는 신경계라 할 수 있다. (313쪽)
스마트폰의 알림음부터 에어컨의 윙윙거림까지, 우리가 활동 혹은 에너지라고 분류할 수 있는 것의 상당수가 자석과 금속의 상호작용에서 파생된다. 이런 일들은 구리에서 시작하여 구리로 연결된 장치까지 구리로 수송되는 전류에 의존한다. 하지만 구리는 대개 전선 피복 밑이나 접근할 수 없는 사회 기반 시설 내부에 감추어져 있으므로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기 어렵다. (314쪽)
전기가 하나님 다음으로 위대했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전기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큰 희망이다. 재활용률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는 아주 낙관적 전제에도 불구하고 엄청남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지상이든 해저이든 구리 채굴작업은 지저분한 일이다. 이 지저분한 작업에서 벗어나려면 그 속으로 우리를 밀어 넣은 화석연료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373쪽)
5. 석유
석유와 가스는 우리가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약 55%를 차지하며, 이 비율은 지난 수십 년 간 놀랍도록 일정했다. 전 세계 석유 사용량의 12%, 전 세계 가스 사용량의 17%를 러시아가 공급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와 가스 가격이 폭등하자 세계적으로 생활비 위기가 찾아왔다. (390쪽)
미국은 사우디아리비아와 러시아를 뛰어넘어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 자리를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산유국이 하나 더 생긴 듯했으니 보통 사람들은 이해조차 힘든 일이었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조지 미첼만큼 세상을 변화시킨 사업가는 거의 없다고까지 평가했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훨씬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면서도 미국 대통령이 저자세를 취했는 사실은 당혹스럽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간 원유 생산량은 러시아와 거의 같고 미국보다는 수십억 배럴 적은 편이지만 세계 에너지 시장의 중앙은행 같은 역할을 한다. 다른 대안이 모두 실패했을 때 마지막으로 찾아갈만한 유일한 산유국이기 때문이다. (396-397쪽)
석유는 2차 세계대전의 중심에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은 기계와 내연기관을 사용한 최초의 대전이었고, 서우 전선의 참호로 대표되는 소모전이기도 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은 광활한 지역에 전선이 펼쳐진 기동성의 전쟁이었다. 석유로 석유를 쟁탈하려는 싸움이었고 , 어떤 의미에서는 석유에 의해 승패가 결정된 전쟁이었다. 유럽에 주둔했던 미군은 탱크, 트럭, 전함, 잠수함 등을 운용하면서 1차 세계대전 시보다 100배 더 많은 휘발유를 소비했다. (411쪽)
히틀러는 무솔리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추축국의 목숨이 유전들에 달려 있습니다. 1942년에는 " 바쿠 원유를 얻지 못하면 전쟁에서 패배한다."라고 했다. (413쪽)
1945년이 되었을 무렵, 독일군은 연료부족 때문에 베를린 밖에서는 군용 트럭을 소가 끌고 가는 형국이었다. 2차 세계대전은 정유공장과의 전쟁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유공장들 사이의 전쟁이기도 했다. 연합군은 독일의 수소화 공장을 공격하는 동안에도 독일보다 더 많은 연료를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투기 연료 보급에 있어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414쪽) 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보면서 석유 전쟁이라는 것을 느끼는 관객이 얼마나 될까?
1980년대가 되어서야 미국은 유연 휘발유를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반세기가 넘도록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분출된 매우 작고 무수한 납 입자들은 여전히 전 세계 도시의 토양과 먼지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정유공장에 관한 이야기는 납이 아니더라도 벤젠 같은 유독성 물질로 인한 오염문제가 늘 따라다닌다. (418쪽)
방금 음미한 토마토가 사실은 화석연료의 열매. 당분과 풍미를 내는 원자들은 에너지 기업이 땅속에서 퍼낸 메탄가스 분자의 일부로서 삶을 시작한다. 이점은 오이, 후추, 상추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것 대부분은 따지고 보면 화석연료의 산물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식품 포장지, 요리책, 슈퍼마켓 선반 븡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다. (425쪽)
우리는 플라스틱 세상에 산다. 석유왕 록펠러가 자신의 정유공장 굴뚝에서 보고 불평했던 에틸렌은 이제 거대하고 새로운 석유화학 부문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439쪽)
6. 리튬
석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 가루형태의 하얀 황금, 리튬은 21세기를 이끌 새로운 동력을 약속한다. 페르시아만의 맞은편에서 새로운 시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리튬을 배터리에 쓴 최초의 엔지니어는 토머스 에디슨이다. 오늘날 전력 대부분을 생산하는 발전기의 발명 이전에 전보와 초기 전등은 원시적인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삼았다. (464쪽)
우리가 오늘날 사우디나 러시아 같은 산유국을 중시하는 것처럼, 배터리 시대는 새로운 유형의 전기국가를 발생시키는 중이다.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그리고 중국 같은 나라는 이런 재료의 추출과 정제영역을 지배할 것이다. (484쪽)
풍부한 광물을 보유한 옛 식민지 국가들이 인접국보다 더 나은 전망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지질학적 풍요는 경제 성장의 둔화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현실은 언제나 정 반대였다. '자원의 저주'는 채굴 허가원의 유용성으로 종종 부채질되는 고질적인 부패가 영향을 미친 결과였다. 오늘날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알려진 콩고만큼 생생한 연구사례를 제공한 나라는 없다. 이곳의 1인단 국민소득은 세계 최하위권이고 기대 수명도 마찬가지이다. 국민 중 극소수만이 거대한 부를 누리며 대다수 국민은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고 있다. 그 어떤 나라도 콩고만큼 풍부한 주요 광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511쪽)
세계는 2030년까지 수요를 충족할 만한 충분한 리튬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다. 인류는 앞으로 평탄치 않은 몇 년을 보내게 될 것이다. (520쪽)
[에필로그 중]
우리는 여섯 가지 물질의 특징이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콘크리트와 강철은 둘 다 놀라운 물질이지만 강철은 콘크리트 속에서 강화되어야만 비로소 최고의 건설용 자재로 거듭나다. 배터리는 리튬 못지않게 구리에 의존한다. 전구는 유리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우리가 물질세계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가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526쪽)
화석연료 덕에 인류가 굶주림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세계 인구가 증가하면서 우리가 연소시키는 화석연료의 양도 함께 증가했다.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심각한 문제가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 각국 정부는 탄소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낮추기를 원한다. 이런 획기적 전환을 위한 목표일은 2050년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때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고, 1.5도 선에서 억제되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528쪽)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했다고 해보자. 대기 중의 탄소 농도가 낮아지고 경제적, 기후적 이점이 비용을 넘어서기 시작하는 손익분기점은 2080년 안팎일 것이다. 다른 모델은 이 시점을 훨씬 뒤로 잡고 있다. 이 희생과 투자의 기간 동안 혜택을 보게 될 첫 번째 세대는 21세기 중반에 되어서야 태어날 오늘날 아이들 자녀들의 자녀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청정하고 지속 가능한 전력망을 구축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다주는 기술을 제공해 그 나라 국민들이 수백 년 동안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뿜어내는 스모그와 오염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게 할 수 있다. 현대의 전지보다 수십 배 저장 기능이 향상된 새로운 배터리와 미로 같은 느랜지스터보다 훨씬 더 복잡한 실리콘 칩도 만들어 낼 수 있다. (541쪽)
이 책을 읽은 후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당연시 여겼던 것들에 감사의 마음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