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북서클

따로 또 같이 살고 있습니다(김미중)

2025-2 아름동 북서클

by 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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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아파트 관리소장이다. 보통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민원 사례들의 모음집이랄까? 아파트 관리소장을 30년 이상 하고 있는 친척한테 '주차장 입구에 자동차 주차를 해놓았다'는 황당한 이야기부터 민원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고 있어 나는 이 책 내용이 특별히 새롭지 않았다.


해결방안을 제시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 책을 정한 북클럽 회원한테 질문했다. 다른 아파트의 민원사례들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고 한다. 그런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된 듯하다. 우리는 토론 시간에 우리 아파트 이야기에 어느 때보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웬만한 것들을 AS 해주었던 시절, 분리수거 없이 아파트 내부 벽을 통해 쓰레기를 버렸던 시절, 주민 입장에서는 전보다 관리실의 역할이 대폭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지만 전과 다른 민원들로 힘들어하는 것 같다. 요즘은 뭔가 고장 나도 관리실에서 제공하는 각종 업체들의 연락처에 의존한다. 심지어 아예 연락할 곳도 없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의 목차만 보아도 어떤 내용의 민원사례일지 금방 알 것 같고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1장 혼자가 아닌 함께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2장 배려받고 싶으시면 존중해 주시죠. 3장 당신의 양심은 어디에 두셨나요. 4장 아파트 정원에 대한 당신과 나의 동상이몽


여러 사례 중 한 가지만 요약해서 적어본다.


밉상 아저씨의 전용주차장(15쪽)

차량 한 대만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공간에 매일 같은 차량이 서 있네요. 혹시 관리사무소에서 지정석을 준 건가요? 매일 같은 자리에 같은 차량이 서 있는 것을 본 입주민이 제기한 민원이다. 그 주차공간은 초보자라도 쉽게 주차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이다. 알아본 바로는 차 2대를 등록한 세대인데 소형차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중형차로 바꾸어 늘 그 자리에 주차한다는 것이다. 독점주차 금지에 관한 공지문을 붙였다는 내용이다.


의문점

단지 총세대수는 700 가구, 등록된 차량만도 1천대가 넘는 상황이라는 것. 다른 아파트와 다를 바가 없이 주차난이 심각한 것이다. 그런데 왜 그 하나의 주차공간만 특별하게 넓게 만들었는지? 그것이 궁금해졌다. 누구라도 그 자리에 주차하고 싶어 지게.


생각난다

솔밭중학교 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퇴직 전 이야기이다. 800명이 넘는 학생 수, 교직원 숫자가 70명, 방과후강사, 스포츠강사들까지 합치면 대략 90명 이상되었던 것 같다. 다른 학교처럼 주차공간이 넉넉하지 못했다. 출근 시간에 임박해서 오는 경우, 학교 밖에 주차를 해야 되는 상황이다. 교장의 주차공간이 따로 있었다. 아직도 이런 학교가 있구나라는 생각이었다. 교장의 주차공간 뒤에 차 한대를 더 세울 수 있는 공간도 보였다. 당시 며칠 동안 아침맞이를 하면서 주차 전쟁을 목격했다. 늘 몇명은 주차공간이 없어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하는 상황이었다. 1. 교장의 주차 자리를 없애고 2대의 주차공간을 만들었다. 2. 2대의 주차공간을 차지했던 분리수거쓰레기통을 교문 가까운 곳으로 치우니 보다 넓어졌고 깨끗해졌다. 3. 이웃 아파트 주민들에게 오후 6시부터 아침 7시까지 주차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 세종시에서 러시아워를 피하려고 일찍 출근했던 상황이었다. 7시가 넘어서 9시까지 심지어는 하루종일 2-3대는 늘 주차장에 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속적인 안내로 7시 전에 주민들의 차들이 모두 빠지니 주차공간이 훨씬 늘어났다. 그럼에도 교직원들 이외 스포츠강사, 학부모 등 방문객들의 차가 넘쳐났으니 직원들은 그런 변화를 크게 체감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그래도 참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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