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스토리 신랑의 글

The beginning of a relationship

by 오떡순

작년에 적은 신랑의 글이다.


술자리에 나를 부른 그날.

나를 그렇게 뿌리치고 그녀 앞에서 나를 잡아끌고

나간 다음 날.

그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며

미소를 띠며 나에게 미안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 본인의 모습은 생각을 해보고

저런 글을 적었을까.??





나는 술에 취해 실수한 그에게

짐을 싸서 집을 나가라고 한 것.

그가 다음 날 별일 아니라며 웃으며 미안하다고 했지만,

그녀의 편을 드는 순간 이성을 잃고 300ml 빈 페트병을

그의 발밑으로 던져버린 감정적인 내 처신이

제일 후회가 되었다.


그 죄책감과

나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자책으로 너무 힘들었다.


나는 정신과 약을 아직 먹고 있다.



그는 본인이 술을 먹고

나에게 한 행동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고

내가 어떤 저주를 쏟아냈는진 모르겠지만


내가 가정을 지키려 노력한 행동을

그저 미련으로,


그녀와의 모임에 새벽 1시까지 오라고 한 것

그녀와의 1박 2일 출장을 참석하지 말라고 한 것

저녁에 늦는다는 말에 누구랑 밥을 먹는지 물어봤던 것이

그에게는 숨 막히던 의심이고 집착이었던 것 같다.


근무시간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가 회식하는 동안에도

먼저 전화를 한 적이 없는 나인데

어느 순간 나는 숨 막히게 의심하는

집착녀가 되어 있었다.


그는 나를 향해 적은 글이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믿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내가 생각하는 부부는 가족은..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다.


최소한은 배려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술을 끊을 자신도

그녀와의 관계를 끊어낼 자신도

그런 모임을 안 할 자신도 없다고 했다.


대신 아내인 나를 끊어냈다.


그는 원하는 대로 집을 나갔고,

그녀가 운영하는 아카데미도 참석했고,


억울하다는 이유로 그녀와의 술자리에

아가씨까지 불러 같이 술도 마시고

게임을 하며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나가기 전날 죄 값은 본인은 받겠다고 했는데

저게 죄를 받는 건가 보다.


나에게 무슨 의미로 한 말인진 모르겠지만,

그 죗값은 당한 내가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


그는 여전히 프사에 술자리 사진을 올리고

본인이 받은 선물을 올리고

스티커로 정성스레 화면을 꾸미고

나에게는 먼저 사 온 적 없는

케이크 사진을 올리고

하트 스티커도 붙인다.


그의 말대로 자기만의 공간을

알아서 하는데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배려는 있어야지.

상대방에 대한 예의는 있어야지.

싫어서 뛰쳐나갔으면

마무리도 자기가 해야지.


내가 먼저 이혼하자고 했으니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한다.


이혼을 마음먹으면 방법은 상관없으니

자기에게 연락하란다.

이런 건 배려가 넘쳐나는 사람이었다.


내가 꿈꾸던 가족의 모습은

나에겐 너무 큰 사치인가 보다.


인간과의 관계는 참으로 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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