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2040, 비하인드 스토리
올해는 투나미스와 한울의 대결이 성사될 듯 싶네요...
글로벌 트렌드의 대결 구도는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글로벌 트렌드 2025"를 제가 번역해서 책이 나왔는데 마침 한울에서도 어떻게 정보를 눈치 챘는지 같은 일자로 해서 책이 나왔더랬지요.
그때 어느 신문사가 관련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CIA FBI NIC 미 정보기관의 글로벌 트렌드 2025
저자미국 국가정보위원회
예문발매2009.03.01.
글로벌 트렌드 2025
저자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한울발매2009.03.05.
글로벌 트렌드 2025는 예문과 한울의 대결이었습니다. 대통령은 오바마였지요... 글로벌 트렌드 2025는 예문의 손을 들어줍니다. 막대한 홍보비를 쏟아 부으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반면 한울은 매출이 초라했으리라 추정됩니다. 둘 다 윈윈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같은 트렌드 책이라면 더욱 그럴 겁니다... 그로부터 4년이 흘러 최신 보고서가 또 공개됩니다.
글로벌 트렌드 2030...
이번에는 영림카디널이 숟가락을 얹습니다.
3자 대결이 된 셈이지요.
예문 vs 영림카디널 vs 한울
이때부터 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바로 번역가를 다수 고용해서 속도전으로 밀어붙이자는 거였지요. 그래서 번역 품질이 떨어진다는 서평이 더러 눈에 띄곤 했습니다. 가장 먼저 내는 쪽이 이긴다는 셈법이랄까요. 물론 단점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예문은 번역가를 넷씩이나 고용하죠. 분량으로 보건대, 넷을 고용하면 한 달 안에는 얼추 교정까지 마무리 됩니다.
글로벌 트렌드 2030
저자미국 국가정보위원회출판
영림카디널발매2013.02.08.
글로벌 트렌드 2030
저자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출판
한울발매2013.03.15.
글로벌 트렌드 2030
저자미국 국가정보위원회출판
예문발매2013.01.30.
드디어 힐러리를 꺾고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할 무렵 NIC(국가정보위원회)는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글로벌 트렌드 2035를 발표합니다. 부제가 "진보의 역설"인데 "Paradox of Progress"인지라 달리 번역할 도리는 없었을 겁니다. 직역해도 그럴싸하잖아요. 어쨌든...
이번에도 예문과 한울이 붙습니다. 이때 예문은 제목에 변화를 줍니다. 일부러 그랬을까요... "글로벌 트렌드"가 아니라 "미래 예측 보고서"라 쓰고 "글로벌 트렌드 2035"라 읽는다고나 할까요... 표지에 영문으로는 "Global Trends 2035"라고 썼습니다. 이때도 예문은 예스24기준으로 분야 탑 100위를 3주나 차지합니다. 한울도 전보다는 선방했다고 봅니다. 차츰 인지도가 쌓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요...
번역가는 한울과 예문 모두 넷입니다. 어마어마한 속도전의 연속입니다. 게다가 모두가 쟁쟁한 통번역가들이라 실력 하나만은 흠잡을 데가 없었지요. 한울은 2025년부터 한 분이 죽 리더 역을 맡았습니다. 박안토니오(박동철)님... 이력이 대단합니다.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가독성은 고려하지 않고 정직하게 옮긴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지요.
NIC 미래 예측 보고서
저자미국 국가정보위원회출판
예문발매2017.02.20.
글로벌 트렌드 2035
저자미국 국가정보위원회출판
한울발매2017.02.20.
이제 정권이 바뀌며 트럼프는 4년 단임 대통령의 오명을 쓰고 백악관에서 나오게 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 코로나가 터지면서 그전의 예측이 다 무위로 돌아가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충격적인 사실은... 글로벌 트렌드는 2020부터 감염병을 경고해 왔다는 것입니다. 4년마다 찾아오는 최신호에서 감염병의 위험을 누락시킨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통찰력이죠? 괜히 정보기관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딴 거 필요 없습니다. 글로벌 트렌드 하나면 충분합니다.
이제 글로벌 트렌드 2040 차례가 되었지요. 근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보고서 공개일은 대개 1월 초순이었습니다. 그래서 출판일을 보면 2월 20일로 거의 같았거든요. 하지만 2040은 왠지 공개가 미뤄지면서 4월 초까지도 감감무소식이었죠.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출할 보고서인데 왜 안 나오나 싶었죠. 그러던 어느 날 4월 8일자로 보고서가 전 세계에 공개됩니다.
예문은 책을 출간하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는요...
이상한 점은... 한울에서 발간한 2040의 출판일이 투나미스 2040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겁니다. 사실 그러긴 쉽지가 않지요. 5월 20일이 발간일이라고는 써있지만 실은 여태 유통이 되질 않고 있거든요... 발간일이 지났는데도 유통이 안 된다는 건 출판계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일입니다. 그만큼 무리하게 발행일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추정해 봅니다.
글로벌 트렌드 2040은 전까지의 보고서와는 달리 좀 암울한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노동연령 인구의 변화, 기술, 환경(기후변화), 테러리스트 등의 변수가 작용해서 국제사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인데요... 이번에는 누가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플레이어가 더 나타날지.... 양자대결로 굳혀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