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견 지층

당신의 지층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아주 오랜 시간 퇴적된 지층이 절경을 이루어 유명해진 장소들이 있다.

그 이름난 그랜드캐니언이나 우리나라의 채석강 같은 곳들.

오랜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그 장엄함은

보는 사람을 경탄하게 만들고, 숙연하게 만들기도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살아가는 다른 모든 것들에게도 그런 층들이 존재하지 않을까?

나무의 나이테처럼.


사람도 그럴 것이다.

하루하루가 한층한층의 레이어가 되어

그 사람의 '삶이라는 지층'을 이루지 않을까.


나는 어떤 레이어를 만들어왔을까 생각해 본다.

참으로 여러가지 일을 하는 나.

왜 이렇게 잡다한 작업자가 되었을까 되짚어 보았다.


시작은 그냥 막연히 그리고 만드는 것이 좋아서였고

점점 새로운 것들에 손을 대고 배우는 것이 늘어났다.

내가 생각한 것들을 더 잘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고와 행동들이 쌓이고 쌓여서

나라는 사람이 되고, 내가 쓰고 말하고 만드는 것들이 되고 있을 터다.


나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지층이다

나라는 작업자를 아는 사람들은 소수의 가까운 사람들.

그러니 작업자로서 나를 찾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쌓아온 지층이 보잘 것 없다는 뜻은 아니다.

적어도 나는 내 지층의 가치를 믿기 때문에 외로운 작업을 이어간다.


노력했고, 노력하고 있지만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의기소침해 있다면.

기죽지 마시라.

나의 지층, 당신의 지층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 뿐.

아름답게 쌓여서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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