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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세드 Jul 30. 2020

모닝글로리

Phố Xưa

미식가는 아니지만 확고한 입맛을 가진, 때로는 괴랄스러운 사람의 여행 <음식점> 탐방기.

네 번째, 베트남 호이안.

Hoi An, Vietnam











다낭에 머무는 동안 잠깐 갔던 호이안은 오래 일정을 계획하지 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로 매력적인 도시였다. 호이안 올드타운이라 불리는 옛 거리 야시장은 정말 볼, 먹을거리로 가득 찬 곳이었다. 붉고 노란 조명이 하늘을 물들여 인공적인 노을빛이 가득했다. 각종 음식 냄새와 향신료 냄새들이 이색적으로 공기를 메웠다. 


짧은 일정이라 호이안에서 무조건 맛있는 것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구글 지도에 핀을 찍었는데, 막상 그 음식점에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았다. 줄이 길거리까지 쭈욱 서 있어 포기하고 다른 음식점을 가려고 마음먹었더니 바로 옆에 음식점 하나가 있었다. 그냥 여기 갈까? 하는 말에 동생과 사촌, 나 모두 동의하고 음식점에 들어갔고 우리는 먹는 내내 '여기 정말 잘 왔다'와 '맛있다'를 남발했다.





시킨 음식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베트남 음식이라 하면 떠오르지 않는 것들이었다. 베트남식 물만두, 비벼먹는 국수, 간장 비슷한 양념을 뿌려먹는 볶음밥, 베트남식 마늘 야채볶음이 그것들이었다. 가장 맛있었던 음식, 그리고 이 식당을 소개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었던 음식은 바로 모닝글로리였다. 가장 첫 번째 사진 왼쪽 하단부에 보이는 초록색 야채볶음이 그것인데, 우리가 흔히 아는 줄기콩 같기도 한데 이것을 마늘과 함께 볶아서 감칠맛이 정말 좋았다. 야채즙이 흘러나와 그것을 찍어 볶음밥과 함께 먹으면 그 누구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 한입 한입 사라져 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의 맛이었다. 우리 셋은 이 날 이후 다시 다낭에 돌아온 뒤 모닝글로리를 파는 음식점을 찾아다녔다. 



Hoi An, Vietnam

나에게 아직도 호이안은 노랗고 붉은 색감과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기억된다. 물가에 비친 조명들과 물비린내 섞인 바람이 기억난다. 





Phố Xưa

주소: 35 Phan Chu Trinh, Phường Minh An, Hội An, Quảng Nam,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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