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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세드 Aug 01. 2020

동굴 우화

그 말에는 권력이 없었다. 나는 그래서 그 말이 죽도록 싫었다. 

아궁이에서 나오는 말들에는 체념이 묻어있었다. 길들여진 순응이 묻어있었다. 

나는 벗어나려 노력했다. 한 번의 타오름일지라도, 한 번의 빛으로 타오르고 없어질지라도 나는 별똥별이 되고 싶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타원 궤도를 빠르게 돌고, 돌고, 또 돌고 돌고, 그러다 타원이 점점 길어져서, 어느 순간 그 궤도 밖으로 탈출하는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 

아궁이의 재들은 궤도를 탈출하지 못한 거죽들이었다. 거기에도 한 때는 살아있는 심장이 있었다. 뭣도 모르고 맑고 해사한 살가죽 옆에서 서늘한 방식으로 살아왔던 심장이 있었다. 

삐------- 

날카롭고 반듯한 선이 심장에 죽음을 고했고 나는 그 옆에서 숨을 멈췄다. 

길들여지지 않는 별똥별이 되지 못한 심장들을 재 속에 묻고, 나는 아궁이를 한 번 들쑤시고,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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