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큼한 머랭 과자

Aux Merveilleux De Fred

by 헤세드

미식가는 아니지만 확고한 입맛을 가진, 때로는 괴랄스러운 사람의 여행 <음식점> 탐방기.

일곱 번째, 프랑스 리옹.

IMG_8461.jpeg Lyon, France

리옹은 내게 그리운 리옹이다. 애증의 도시이기도 하고, 한없이 그리운 도시이기도 하다.

곳곳을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그리워한다.

그 시간들을, 어쩌면 그때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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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했던 리옹의 벽들


처음 리옹에 와서 먹었던 것은 베트남 쌀국수와 머랭 과자였다-프랑스의 쌀국수는 정말 맛있다, 베트남에서 먹었던 쌀국수보다 프랑스에서 먹었던 쌀국수가 더 기억에 남을 정도다. 이 이후로 외식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 달콤한 것들은 자주 사 먹었다. 주로 초콜릿이나 과자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머랭 과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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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바삭거리는 것들이 겉에 묻어있고, 보송하고 달콤한 머랭이 있고, 그 안에는 각기 다른 크림이 들어있는 이 과자는 2초 동안 누릴 수 있는 작은 천국이다. 아주 작고 소중한 쾌락을 즉각적으로 가져다주는 맛이다. 서로 다른 질감들이 만나 입 안에서 스르르 녹아내린다. 기억하기로는, 과자의 이름도 'L'incroyable' 이런 식의 이름이었다-Incredible의 의미다. 이름값 제대로 한다는 수식어를 붙여도 되는 맛.


그런데 이상하게 도시에 적응하기 전에 먹었던 것을 나중에 도시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 먹었는데 왠지 모르게 덜 달콤했다. 멋모를 때의 맛이 훨씬 더 달콤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Je voudrais...'를 처음 사용했을 때의 기분이 더 달콤했다. 익숙해질수록 나는 차별을 보았고, 당했고, 그러면서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미워졌다. 그리고 가뭄에 콩 나듯 좋은 사람을 만날 때면 잠깐 도시의 벽들이 아름다웠다.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다른 나라 친구들을 만났다가 오는 길에는 하늘도 파랗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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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은 나에게 맵고, 쓰고, 달콤한 기억의 도시다. 그래서 나는 리옹을 미워하면서 그리워한다.

IMG_9943.jpeg Parc de la Tête d'Or




Aux Merveilleux De Fred

주소: 32 Rue Grenette, 69002 Lyon,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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