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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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을 하냐고 물으시면 뾰족하게 답을 드릴 수가 없어요. 전문 리포터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생도 아니니까요.
[3년 전에는] 독서모임의 운영자로서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고 모임에 들어가는 게 일이었어요. 멤버도 많지 않았고, 따로 모임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지 않았거든요. 그냥 마음을 다해 모임에서 참여자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질문을 던지고 종종 제 생각을 말하고 그렇게 우리는 멤버분들과 섞여서 지냈어요. 그게 일이었죠.
[2년 전부터는]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멤버가 늘어났어요. 점점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생겼고, 모임을 반만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이때도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모임을 총괄해서 기획하는 사람이기도 했고요. 멤버들이 우리들이 만든 공간과 시간 속에서 '먹고사는 문제 그 너머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랐어요.
[1년여 전부터는] 멤버분들이 좀 더 늘었어요. 이제는 얼굴을 모르는 멤버분들도 생겼어요. 여기서부터는 '운영자'라기보다 플랫폼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되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서비스를 사업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을 토대로 시스템을 만들려고 했어요. 이 시기에는 내가 직접 모임에 들어가서 호스트 역할을 하지 않아도, 모임이 잘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어요.
[2021년 4월부터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서 오프라인 모임의 취약성을 맛보기도 했고, 수익구조를 부산 독서모임에서 전국적으로 확장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동료들과 의견을 모았어요.
독서모임을 넘어서, even once a month라는 슬로건 아래, 어려운 삶 속에서도 지켜야 할 중요한 습관과 가치를 제안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어요. 브랜드 메시지를 담은 굿즈(티셔츠, 스티커, 카드, 수첩)를 제작하고, 메시지를 실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굿즈와 서비스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요.
첫 번째 콘텐츠는 '특별한 무언가를 해낸 평범한 사람들의 습관 인터뷰'예요. 6월 중으로 첫 번째 콘텐츠들이 순차적으로 올라갈 것 같아요. 이미 촬영은 두 개 해놨거든요. 꾸준하게 브랜드 메시지를 담은 좋은 콘텐츠로 찾아뵐 예정입니다.
콘텐츠 관련 전공도 아니었고, 관련 업계에서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지금 하고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수익을 창출하지도 않고 있어요. 그래서 많이 불안하고, 경제적인 힘겨움을 버티며 나아가고 있어요.
무슨 일을 하냐고 물으시면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을 드려야 하네요. 돈이라도 많이 벌고 있으면, 수익이 나의 아이덴티티를 증명해 주는 부분도 있잖아요? 주변 사람들의 선을 넘는 우려와 걱정을 막아주는 경계선도 만들어주는 게 괜찮은 수익이기도 하고요. 근데 지금은 돈도 못 벌고 있으니 하나하나 이렇게 말로 설명을 드려야 해요.
사진 속의 저는 다소 밝게 나왔지만, 쉽게 미래에 대한 불안과 경제적인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한 답니다. 내 일을 하는 만족감과 기쁨은 생계를 해결하는 일과는 완전 별개의 일인 것 같아요. 일단 돈을 벌 수 있어야 건강하게 내 일을 지속할 수 있어요! 이 글을 읽는 모든 존재들 건투를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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