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이 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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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말이지, 그때는 왜 그렇게 불안했는지 모르겠어. 그냥 하루라도 생각한 것만큼 열심히 살지 않으면, 막 성공하지 못할 것 같고, 지금 엄마랑 결혼도 못 하고 너 같은 딸을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나 봐. 그리고 가장 무서웠던 건, 그런 좋지 않은 결말의 모든 원인이 나의 태도와 행동 일 거라는 생각이었어.
그래서 아빤 학창 시절 때부터 나를 안아주고 다독이기보다는 강하게 누르고 살아왔던 것 같아. 스스로에게 많이 엄격했고, 그 엄격함 때문에 학창 시절에 이룰 수 있는 것들도 종종 이루기도 했던 것 같아. 근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말이지, 자기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해버리면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고. 마음이 아프게 되면 주변 사람들하고 잘 지내기가 어려워진다? 옆집에 사는 우리 딸 친구 수민이 있지? 함께 하면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르잖아, 그런 친구들하고 점점 함께하는 게 어려워지더라고.
아빠는 그랬거든.. 불안감을 해결해내고자 늘 스스로에게 엄격하다 보니까, 사람이 여유가 사라지더라고. 그렇게 해서 잃게 된 소중한 것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픈 거야. 그래서 우리 딸한테도 아빠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 너무 딸에게 어려운 말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렇게 글로 남겨두면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에도 볼 수 있을 테니까.
우리 딸은 아빠보다는 좀 더 여유를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서, 곁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오래 많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아빠 욕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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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고민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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