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일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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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 나는 적금이라는 걸 생애 처음으로 넣고 있었고, (그 당시) 8개월쯤의 돈이 모여있었다. 주택청약 5만 원에, 자유적금 20만 원.
25만 원씩 8개월이니까 200만 원가량의 종잣돈이 나에게 있었다. 나는 1년 전보다 200만 원어치 부자였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어제보다 오늘 더 부자가 되어 있었고, 또 오늘보다 내일 더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겨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일반 직장인에게는 월 25만 원의 적금을 넣는 게 적은 금액일 수 있겠지만, 작은 스타트업을 3년간 운영해서 이제 막 첫 단추를 겨우겨우 끼우기 시작한 나에게는 큰 금액이었다.
"열심히 돈을 모아나가자, 그리고 돈이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는 금액까지 차곡차곡 돈을 모으자"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고, 주식이라는 것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됐다.
다행히도 주변에 기업에 대해서 깊게 공부를 하고 큰 금액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에게 어떻게 주식공부를 시작하는지 묻고, 나도 관심이 가는 기업의 홈페이지에 들락날락거렸다.
유튜브에서 기업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배운 내용을 정리해 나갔다. 내가 몰랐던 기술 혹은 기업 이름이 언급되면 구글에다가 해당 내용을 다시 검색했다. 그리고는 그 기업의 홈페이지를 들락거렸다. 그러다 보니 해당 산업에 대해 며칠 사이에 아는 것이 많아졌다. 물론 깊지는 않지만 이런 식으로 꾸준히 공부를 한다면 아는 것들을 바탕으로 기업에 장기적인 가치 투자를 해볼 요량이었다.
그렇게 주식에 몰두하던 어느 날, 친구와 여행을 갔다. 주식 이야기에 몰두하는 나를 지켜보던 친구가 말했다. 주식 1~2천만 원 운용해서 얼마를 벌겠냐고, 주식은 곁가지일 뿐이지 결국에는 본업에서의 주수입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내가 하고 있는 주식 1천만 원으로 연 10% 수익을 내도 겨우 1년에 100만 원이라고.
그 돈을 위해서 너의 시간과 에너지를 그 정도까지 써야 하냐는 말이었다. 본업에 더 집중해서, 그리고 너의 실력을 키워서 연 1천만 원을 더 벌 생각을 해야지, 겨우 연 10%(100만 원) 수익을 내려고 주식에 그렇게 집중하는 건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었다. 정규적으로 수입이 정해져 있는 일반 회사원들과 스타트업을 하는 우리들은 입장이 달랐다. 본업에서 일반 회사원 수입만큼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업이 아닌 주식에 더 큰 에너지와 시간을 쓴다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었다.
그 후 주식공부 시간을 줄였고, 그간 공부했던 기업과 우량주에 돈의 대부분을 넣고 주식어플을 닫았다.
내가 몸담고 있는 스타트업에 나의 소중한 자산인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싶어졌다. 그게 나라는 사람에게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주식에 내 청년 시절 중 많은 시간을 사용하기보다,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주식은 언제든 등락이 있을 수 있지만, 나의 가치는 등락이 없다.